상원, 민주·공화 50대 50 “상원 통과 가능성 희박”
“총에 맞고 쓰러진 친구의 피를 내게 묻히고 죽은 척했어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참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미아 세리요(11)는 8일(현지시간) 참혹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세리요는 이날 미국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가 워싱턴 의회에서 개최한 총기 난사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더 이상 학교는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세리요뿐 아니라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의 유족과 생존자들도 함께 참석해 총기 규제 강화를 읍소했다. 버펄로 사건 생존자 자이르 굿맨의 어머니인 제네타 에버하트는 “더 강력한 총기 규제를 통과시키지 않는 의원들은 대량살상을 용인하는 것과 같다”며 “(이러한 정치인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존자와 유족들의 호소에 화답하듯 하원은 이날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포괄적인 법안 ‘자녀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찬성 223 대 반대 204로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돌격소총 구매 가능한 법적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 △일련번호 없는 이른바 ‘유령 총’ 대상 규제 강화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자동소총의 연사력을 자동소총처럼 만들어주는 장치인 ‘범프스톡’ 금지 등이 담겼다. 총기 소유 자유를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2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총기 소유를 어렵게 하도록 규제하는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하원을 통과한 법이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AP통신은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