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전 대비 110만명 줄어
독박 육아에 실업상태 이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이 비싸진 자녀 보육비 때문에 일터로 못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한인 상점들이 인력난에 빠진 이유도 양육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여성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약 110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 수가 팬데믹 직후 급감했다가 최근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노동통계국은 “팬데믹발 경제 충격이 고용 시장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쳤다”며 “남성들은 대부분 일터로 돌아온 반면 여성들은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여성들의 실업률도 1월 기준 5%로 전체 4%보다 1% 포인트 높았다.
여성들이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이유는 팬데믹 기간 치솟은 양육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실적으로 가정에서 육아는 여성들이 맡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올라간 인플레이션에 탓에 프리스쿨 등에 보낼 경우 아이 보육비 부담이 너무 커져 차라리 전담해서 양육을 하는 주부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통계국은 “팬데믹이 불러온 남성과 여성의 고용 시장 변화는 불평등한 양육 부담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자녀를 키우는 일은 여전히 여성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팬데믹 기간 양육비 증가는 다른 재화의 가격 상승폭보다 더 컸다. 보육전문비영리단체 차일드케어어웨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영유아 한 명을 키우는데 필요한 평균 연간 보육 비용은 1만2,3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1만 1,000달러와 비교해 약 1,300달러 오른 것이다. 보육 비용 상승세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수치와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7.5% 증가해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영유아 보육 비용 증가세는 11.8%로 더 높다.
팬데믹 기간 공공보육센터가 다수 문을 닫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들도 많다. 이와 관련해 차일드케어어웨어는 “비싼 사립기관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다”며 “펜데믹은 아동·가족·지역사회의 경제적 안정과 관련해 시스템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