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 전주대비 0.22%↑
주택 대출 금리가 연방준비제도(FRB·연준) 기준 금리 인상을 앞두고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부동산 수요자 입장에서는 집을 사기가 어려워졌지만 주택 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어 구매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16일 모기지은행가협회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의 지난주 평균 계약 이자율은 4.05%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특히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전주 3.83% 대비 0.22% 포인트 올랐는데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율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단기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이자율 급등은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금리 인상을 할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인데 이는 부동산 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의 이자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해 전국부동산업자협회의 나디아 에반젤루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도 금리를 인상한다”며 “결과적으로 대출자들의 모기지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3월 0.5% 포인트로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모기지 이자율 인상에 불을 부쳤다.
주택 수요자 입장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올라간 만큼 집을 사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자율 상승은 결국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하는 돈이 증가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20% 넘게 폭등한 미국 부동산 가격을 고려하면 금융권에서 모기지 대출을 받는 것 자체도 힘든 사람들이 많다.
이와 관련해 LA타임스와 인터뷰한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내려가거나 모기지 이자율이 낮아지거나 둘 중 하나는 돼야 집을 살수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집값 급등과 모기지 이자율 상승 탓에 최근 주택 구입 수요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모기지은행가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대출 신청 건수는 전주와 비교해 5.4% 감소했다. 대부분의 주택 구입이 은행 대출과 함께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부동산 수요자들이 높아진 금리에 집 구매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도 모기지 신청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향후 부동산 구입을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올라가는 모기지 금리와 함께 주택 가격 변동을 신경 써야 한다. 주택 대출 금리가 올라간 것은 불리한 요인이지만 현재와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부동산 가격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팬데믹 기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가장 심하다며 금리 인상기에 버블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CNBC와 인터뷰한 자산컨설팅전문업체 커니의 닐스 쿨바인 파트너는 “팬데믹 기간 벌어진 버블 등 경제적 충격은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