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재 LA 총영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비자발급 부당 지시 및 갑질 의혹 등이 제기돼 한국 외교부 감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총영사관 내부 직원이 박 총영사 부부의 갑질이나 비위 행위가 더 있었다고 주장을 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비위 의혹 주장을 한국 외교부 등에 보낸 익명의 총영사관 내부 제보자가 본보에 보낸 제보 문건에는 총영사 부부가 평소 친하게 지내온 한인사회 유력 인사의 개인 행사를 돕기 관저 요리사의 출장을 수차례 지시하고 이를 거부한 요리사를 결국 해고했다는 내용 등 각종 비위 의혹 주장들이 상세히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총영사와 총영사관 측은 이같은 의혹 제기가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사실 왜곡, 잘못된 추측, 오해 등으로 이뤄진 내용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는 등 진실공방을 하고 있어 향후 외교부 측의 감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본보가 입수한 제보 문건과 영상 및 녹음 파일들에는 지난 4월 박 총영사의 부인 조모 씨가 LA 총영사 관저 요리사에게 한인 단체장 출신의 유력 인사 H씨가 개인적으로 주최하는 만찬에 출장을 가서 요리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익명 제보자는 이 한인 인사가 박 총영사 부부를 자신의 별장에 초대해 골프를 치고 총영사 관저 게스트룸에도 주말 동안 숙박을 하는 등 총영사 부부와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총영사 부부가 이 인사를 위해 관저 요리사에게 휴가를 낸 후 출장 요리를 하라고 수차례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본보가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총영사 부인이 출장 요리를 지시하며 개인 휴가를 내면 되지 않느냐고 강요하는 등의 대화 대용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러나 요리사가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지시를 따르지 않고 거부하자 총영사 부인이 새로운 요리사를 알아보라고 총영사관 행정직원에게 지시했고, 이후 출장을 거부한 요리사는 결국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제보자는 또 문건에서 총영사 부인이 관저 요리사에게 식품 일부가 없어졌다며 도둑질 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고 “너만 보면 울렁거려” 등 막말을 했으며 이같은 폭언 등을 기록한 녹음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제보자는 이밖에도 지난 6월 박 총영사가 한 언론사 관계자로부터 지인이 급히 비자 발급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고 총영사관 단체 카톡방을 통해 담당 영사에게 이를 지시해 담당 영사와 행정직원이 주말인데도 급히 출근해 비자를 발급하는 일이 있었으며, 이를 포함해 총 3건의 비자 발급이 박 총영사의 지인들의 부탁에 의해 가족관계증명서와 같은 필수 서류들이 미비된 채 부정하게 발급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해당 직원의 제보 문서에는 박 총영사가 개인의 불편에 의해 본부에서 예산을 받아 관저 공사를 진행했으며, 총영사가 지시한 일이 수행되지 않은 이유를 직원이 설명하자 총영사는 이를 변명으로 여기고 직원 면박을 주며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 봐준다”는 말을 했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외에도 앞서 알려진 직원들의 업무 외적 역할(웨이터) 강요, 와인 선물 수령 등도 알려진 것 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익명의 제보자는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