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취임일인 지난 1월20일은 미국이 극심한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상황이라 바이든 대통령은 누구보다 힘든 시기에 통수권을 넘겨받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부적으로 확진자, 사망자 전 세계 1위라는 오명 속에 코로나19이 대유행으로 번졌고, 여기에서 초래된 경기침체로 경제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또 미 전역이 지난해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분열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여파로 취임 직전 초유의 의사당 난동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내분도 커질 대로 커진 상태였다.
바깥으로는 ‘미국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으로 인해 동맹의 균열이 생기고 미국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바이든 대통령의 키워드는 통합과 치유였다. 내부적으로 ‘더 나은 재건’을 기치로 전염병 대유행 극복과 경기침체 탈출에 주력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표어처럼 전통적 동맹의 복원과 미국의 주도권 회복에 역점을 뒀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전염병과 경제 분야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취임 직후부터 방역지침의 준수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자국민 우선 원칙’을 내세워 강력한 백신 접종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1월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 3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기승을 부렸던 코로나19는 최근 델타 변이의 확산을 포함하더라도 2만 명대로 크게 내려갔다.
경제지표도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고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청신호가 더 많다. 세계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8%로 지난 1월 전망치(3.5%))보다 무려 3.3%포인트나 상향됐을 정도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2조8,000억 달러의 천문학적 재정을 확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바이든은 여기에 더해 최근 수십 년간 미 행정부를 지배한 ‘작은 정부’ 지향을 버리고 무려 4조 달러에 달하는 부양법안을 추가로 제시하는 등 ‘큰 정부’ 실험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한 바이든의 지지율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평균에 약간 못 미친다.
갤럽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56%다. 이는 갤럽이 존 F. 케네디 이후 지지율 자료가 있는 대통령 10명의 취임 첫해 6월 조사치 기준으로 4번째로 낮다. 바이든보다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은 트럼프(38%), 조지 W. 부시(54%), 빌 클린턴(41%) 등 3명이다.
비록 바이든 대통령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례로 AP통신과 NORC의 지난달 조사 때 바이든의 지지율은 55%로 집계됐다. 분야별로 전염병 대유행 대응에선 68%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경제(50%), 외교정책(50%), 이민(40%)에서는 전체 지지율에 못 미쳤다.
이중 상대적으로 성과를 낸 경제 분야에서도 절반 지지밖에 얻지 못한 것은 아직은 체감경기가 크게 개선됐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말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