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범죄가 잦지 않은 곳인데, 이런 일이 터져 매우 안타깝습니다."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인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전날 애틀랜타와 그 인근에서 용의자인 21세 로버트 에런 롱이 3곳의 마사지숍과 스파에서 총격을 가해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김 총영사는 현지 동포사회의 불안감을 전하면서 현재 희생자의 정확한 신원 파악에 나서는 한편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현재까지 파악된 한인 피해자 상황은.
▲애틀랜타 인근 3곳에서 총격이 발생해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애틀랜타 북부 스파 2곳에서 사망한 4명의 여성은 한인으로 파악됐다.
체로키 카운티의 마사지숍에서도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이곳 여성 2명이 아시아계로 알려졌지만, 한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이 발생한 곳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가.
▲그렇지 않다. 체로키 카운티는 한인 거주지역이 아닐뿐더러, 한인의 왕래가 잦은 곳이 아니다. 한인 4명이 사망한 총격이 발생한 지역 역시 한인 타운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고, 한인 거주지나 밀집 상업지구는 아니다.
--이번 사건 발생 후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먼저 희생자 신원을 정확히 확인하고 있다. 미국 경찰 등 협조를 구하고 있다. 법 집행기관에도 신속한 수사와 엄격한 법 집행, 순찰 강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요청하려 한다.
애틀랜타 주변에 10만 명 가량의 한인 동포사회가 있다. 동포사회에서 혐오범죄나 인종범죄를 많이 우려한다. 이분들을 안심시키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이곳 동포사회에서 범 아시아계와 협력해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애틀랜타 등 조지아주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이 자주 발생했나.
▲그렇지 않다.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에선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폭행당하는 일이 보도됐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한 아시아계의 차에 낙서한 일이 발생해 언론에 보도된 일이 있을 정도로 아시아계 대상 폭력은 별로 없었다.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를 겨냥한 범죄가 늘어나 한인들이 불안할 것 같다.
▲미국 내 어느 지역이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이후 한인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전체의 불안감이 커졌다고 본다.
조지아에서 한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 그위넷 카운티다. 지난 12일 이 카운티의 법집행기관 대표들을 만나 미국 내 혐오범죄에 우려를 표하고 예방책과 엄격한 법 집행을 요청했다.
물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이 혐오 범죄나 인종범죄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이런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일이 터졌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사건으로 한인이 희생돼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조속한 시일 내 수사가 진행돼 법 집행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한인 사회가 안전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나 조치들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총영사관도 한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