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왕좌에 복귀하며 역대 최장기간 세계 랭킹 1위 기록도 수립했다.
조코비치는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4위·러시아)를 3-0(7-5 6-2 6-2)으로 물리쳤다. 2019년부터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는 자신의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도 18회로 늘렸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함께 보유한 20회다.
2018년 윔블던부터 이번 대회까지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조코비치가 6번 우승했다. 나달이 세 번,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이 한 차례씩 왕좌에 올랐다. 2018년 이 대회 16강에서 정현(제네시스 후원)에게 패한 이후 호주오픈 21연승 행진을 이어간 조코비치는 우승 상금 275만 호주달러를 받았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이 보유한 호주오픈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9회로 늘렸다.
그는 경기 후 시상식에서 “몇 달간 복잡한 심경이었다”고 말했다. 1년 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뒤 전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커다란 타격을 받았고, 조코비치 역시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야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가 지난해 3월부터 중단되자 그는 6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등에서 아드리아 투어라는 미니 투어를 직접 개최했다. 그러나 이 대회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했다. 결국 조코비치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그는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는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6월 윔블던이 코로나19로 취소된 가운데 9월 US오픈에서 조코비치는 16강 경기 도중 신경질적으로 쳐 보낸 공이 선심의 목에 맞는 바람에 실격패를 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10월 프랑스오픈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클레이코트에서 절대 강세를 보이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에게 0-3 완패를 당했다.
새해가 돼서도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을 앞두고 ‘방역 수칙을 완화해 달라’는 주장을 제기했다가 또 한 번 주위의 비판에 시달렸다. 조코비치가 이날 시상식에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기간이었다”고 회상한 이유였다.
여자 단식에서는 오사카 나오미(3위·일본)가 패권을 탈환했다. 오사카는 지난 20일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니퍼 브레이디(24위·미국)를 2-0으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