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GM이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전 세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더 안전하고, 푸르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전 세계 국가들과 기업의 노력에 동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2035년 이후 GM은 전기차만 생산하게 된다. 단 상업용 대형 트럭은 2035년 이후에도 판매된다.
현재 GM의 매출과 수익 98%가량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에서 거둬진다.
GM의 전기차 업체 변신 선언은 다른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훨씬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는 평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는 2022년까지 벤츠의 각 기종에 전기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각 기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출 기준으로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이 2035년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못박아 전기차 업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은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도 압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WSJ은 GM이 전기차 업체로 변신해 생존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자동차 수요가 높은 미국 중서부와 남부의 경우 전기 충전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휘발유나 디젤 엔진 자동차보다 전기차가 비싸다는 점도 문제다.
GM은 전기차 가격을 좌우하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현재 GM은 배터리의 가격을 60%까지 낮추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싸고 성능이 좋은 배터리가 개발될 경우 승용차뿐 아니라 픽업트럭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배터리를 비롯해 자율운행 자동차 기술 등 GM이 향후 5년간 R&D에 투입하기로 한 돈은 270억 달러(한화 약 30조2천억 원)에 달한다.
GM은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 대한 정부의 각종 보조도 2035년까지 화석연료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GM은 2040년까지 탄소배출을 사실상 '제로'(0)로 만들겠다는 중립화 목표도 공개했다.
판매하는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소뿐 아니라, 공장 가동과 영업 등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도 없애겠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전기자동차는 220만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의 3%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투자자들은 GM의 전기차 업체 변신 선언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GM의 주가는 3.38% 상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