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신조류와 동향을 점쳐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소비자가전전시회) 2021’이 오는 11∼14일 개최된다. 올해 CE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면 디지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진행된다.
행사를 주최하는 CTA(소비자기술협회)는 매년 연초 라스베가스에서 대규모로 CES를 열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처음으로 온라인으로만 개최한다. 이처럼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지며 행사의 무게는 다소 가벼워진 느낌이다. 참가 기업이 지난해 4,400여개에서 올해는 1,951개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한때 중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CES가 ‘중국 가전쇼’(China Electronics Show)의 약자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왔다. 하지만 올해엔 간판 IT 업체 화웨이가 불참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참여가 대폭 줄었다. 중국 참가 기업도 지난해엔 1,000개가 넘었지만 올해는 204개에 그친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참가 기업을 낸 나라도 지난해 중국에서 올해는 미국(567개)으로 바뀌었다. 그다음이 한국(340개)이다.
구글의 경우 최근 몇 년 새 테마파크나 방 탈출 카페처럼 꾸며진 대형 부스를 옥외 주차장에 꾸며 수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았지만 올해는 특별한 행사를 마련하지 않는다.
최근 완성차·자동차부품 업체들이 대거 합류하며 CES는 ‘라스베가스 모터쇼’로 불리기도 했지만 현대자동차는 올해 불참하기로 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제너럴모터스(GM) 등은 여전히 참가한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IT 기술이 기존의 다른 산업 속으로 침투하며 산업·장르 간 융합을 가속해온 추세는 계속된다.
올해도 TV와 태블릿, 웨어러블 같은 기기부터 드론, 가상화폐, 자동차, 로봇, 가상현실(VR), 의료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신기술·신제품이 이 행사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인 5G(5세대 이동통신)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T 전문매체 씨넷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G가 (CES의) 논의를 지배할 것”이라고 점쳤다.
씨넷은 5G의 도입으로 버라이즌·AT&T·T-모바일 등 3강이 경합하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지형도에 변화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ES의 간판 품목 중 하나인 TV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퀀텀닷 기술을 이용한 QLED TV를, LG디스플레이는 휘어지고 소리가 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인 CSO(Cinematic Sound OLED)와 투명 OLED 등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사전행사를 열고 전략 신제품인 미니 LED TV를 출시하기도 했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TV로, 기존 LCD TV보다 성능이 개선됐다.
LG전자는 또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저 혼자 방안을 돌아다니며 자외선을 이용해 소독하는 로봇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한국 기업 힐스엔지니어링도 비슷한 개념의 소독 로봇 ‘코로-봇’을 공개한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CES에 처음 참가해 CES 혁신상을 받은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SbW)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