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종교에 최근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교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불교, 힌두교, 무슬림, 유대교 등 비 기독교 인구가 증가 추세인 반면 백인 기독교인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인 전국 사회 연결망 설문 조사(American National Social Network Survey)’ 보고서에는 미국 종교계에 발생하고 있는 변화가 잘 반영되었다.
◇미국인 절반 ‘하나님 의심 없이 믿는다’
그동안 여러 조사를 통해서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각 개인이 하나님에 대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조사에서는 의심 여부에 따른 미국인들의 믿음을 분류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하니님을 믿는다는 미국인은 약 53%인 반면 하나님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미국인은 약 6%로 소수에 불과했다. 약 41%는 하나님을 믿지만 약간의 의심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고 반대로 약 11%는 하나님을 믿지 않지만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기독교 교파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하나님을 의심 없이 믿는다는 비율이 약 87%로 가장 높았고 이어 흑인 개신교인의 비율이 약 83%로 두 번째였다. 히스패닉계 가톨릭 교인과 백인 가톨릭 교인, 백인 주류 개신교인 중에서도 의심 없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교인의 비율이 각각 약 62%, 약 58%, 약 50%로 모두 절반을 넘었다.
◇전도 받는 미국인 감소세
교회 출석을 권유받는 미국인도 최근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최근 12개월 동안 교회 출석 권유를 받았다는 미국인은 약 47%였으며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약 23%로 더욱 적었다. 미국인 중 절반이 넘는 약 54%는 1년 동안 주변 교인으로부터 전도를 전혀 받지 못했다 조사 결과다.
한편 교회 출석 권유를 받은 미국인은 실제 높은 교회 출석률로 연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서 최근 1주일 사이에 전도를 받은 미국인 중 약 67%는 일주일에 한차례 이상 교회에 출석했다고 답했다. 반면 전도를 받지 못한 미국인 중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은 약 14%로 낮았고 이중 약 47%는 교회에 전혀 나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인으로 살기 힘들어진다
미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이 힘들다는 답변도 많이 나왔다. 이 같은 답변 비율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약 54%), 백인 주류 개신교인(약 57%), 가톨릭 교인(약 57%), 흑인 개신교인(약 61%), 히스패닉 가톨릭 교인(약 68%)로 교파 및 인종 구분 없이 비교적 높게 조사됐다.
◇무교 인구 급증, 타종교 부부 증가
보고서가 퓨 리서치 센터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최근 서로 다른 종교를 믿는 배우자 간의 결혼이 급증, 2010년과 2014년 결혼 부부 10쌍 중 4쌍은 서로 다른 종교 배경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미국인의 종교 구성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무교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교 인구 급증 추세는 젊은 층에서 급격한 증가세로 18세에서 29세 인구 중 약 34%는 어떤 종교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교파간 ‘사회관계망’ 맺는 현상 뚜렷
종교인들의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에 대한 조사도 실시됐는데 같은 종교, 그중에서도 같은 교파 교인들과의 관계를 맺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과 흑인 개신교인들은 개신교들과 사회적 관계를 갖는 성향(각각 약 80%, 약 82%)이 짙었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이 가톨릭 교인 및 무교인과 사회적 관계를 갖는 비율은 각각 약 9%로 낮았고 비 기독교인과는 거의 관계를 맺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 기독교인은 대부분 비 기독교인들과 사회관계를 형성했고(약 50%) 무교인들 역시 무교인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는 비율이 약 47%로 비교적 높았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