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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더 낮은 곳

지역뉴스 | | 2020-09-25 10:10:03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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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 자녀들이 집에만 있는 가정이 꽤 될 것이다. 칼스테이트를 예로 들면, 지난 봄학기부터 여름을 지나 새학기에도 온라인 강의만 한다. 학교에 갈 일이 없다. 오히려 외출을 하면 엉뚱한 데나 나다니지 않는지 불안하다.

집에만 있으니 스트레스도, 가족간에 부딪힐 일도 많다. 갈등이 심해진 한인 가정이 한 두 집이 아니다. 10대를 지나며 졸업한 줄 알았던 부모 자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먹을 휘두르는 등 부자관계가 위험 수위라고 호소하는 가정도 있다. 부모가 마음을 돌려 먹어야 한다. 지금 애들이 집에 있는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이달초 현재 미국의 코비드-19 핫 스팟으로 꼽힌 25곳 중 19곳이 대학촌이었다. 확진자가 인구 1만명당 수 십명이던 곳이 개학 후1,000명 이상으로 확 늘었다.

예컨대 제임스 매디슨 대학이 있는 해리슨버그 시는 지난 7월말 확진자가 1만명당 71명이었으나 개강 후 9월 첫주에만 700명이 새로 발생했다. 2주 새 1,500명이 넘었다. 워싱턴 주립대가 있는 위트만 카운티도 7월말 1만명당 70명에서 9월초에는 1,300여 명으로 급증했다.

대학들이 출석 강의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면과 원격을 병행하는 곳도 있고, 온라인으로만 하는 곳도 있다. 워싱턴 주립대는 지난 7월말 학생들에게 통지문을 보내 집에 머물러 원격수업을 들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개학과 함께 대학촌으로 왔다.

집에만 있으려니 갑갑해 개학을 핑계로 대학으로 돌아온 것이다. 학생들의 렌트비에 의존해 모기지 페이를 하던 집주인들도 내심 반갑다. 대학생들이 주민들과 어울리는 일은 많지 않지만 캠퍼스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동네 식품점을 쓰고 주유소에서 개스도 넣는다. 대학촌의 주민들은 되도록 마켓도 일찍 가고 한다지만 생활공간이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리노이 주립대 노멀의 경우 기숙사 수용인원도 40%를 줄이는 등 대학도 확산방지에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강의실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저녁에 바에도 가고, 파티도 한다. 이 대학이 있는 맥린 카운티는 최근 확진자의 반 이상이 18~29세 젊은이로 집계됐다.

가장 걱정하는 것은 대학이 팬데믹 초기의 양로원처럼 되는 것은 아니냐는 것이다. 자칫 바이러스가 들불처럼 캠퍼스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우려하는 것이다. 전국각처의 대학이 이런 상황이니 차라리 집에만 있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물론 외지에 나가 있는 자녀들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자녀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있을 집이 있다는 것부터 고마워해야 한다. 자기 방은 고사하고 실질적으로는 홈리스인 대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자녀들은 잘 모른다. 칼스테이트 재학생 10명 중 한 명은 갈 곳이 마땅찮은 상태라는 조사가 지난해 발표된 적이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그 비율은 더 늘어난다.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집에 와이파이가 없어 대학을 그만둬야 하는 학생이 많다. 테네시의 한 18세 여학생은 가족중에서 처음 대학생이 됐으나 대학이 원격수업을 하는 바람에 가족중에 첫 대학 중퇴자가 됐다. 와이파이를 잡으러 도서관과 동네 맥도날도 주차장을 찾아 다녔으나 온라인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다.

아이들의 기분이 괜찮을 때 이런 이야기가 화제가 됐으면 한다. 집에 인터넷이 되는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어려울 때는 더 낮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아이들이 부모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부모라도 더 낮은 곳, 상황이 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며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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