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A씨는 지난달 해고됐다. 자바시장의 한 의류업체에서 15년 넘게 근무했던 A씨는 “서운하고 아쉽지만 ‘잘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의류 생산 및 판매가 급감하면서 매상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나이 많은 직원인 A씨가 총대를 멘 셈이다. “처음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는 A씨는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버텨온 사장의 마음도 이해한다”며 “중년의 나이에 재취업을 하기도 쉽지 않고 사정이 나아져 직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요원할 것 같아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캘리포니아 고용 시장의 회복 속도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의 장기화로 인해 경제 활동 재개가 지연되면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가주 일자리 회복이 소폭 상승에 그치면서 10%대가 넘는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고 있어 직장을 잃은 실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LA를 중심으로 높은 실업률이 유지되면서 관광 및 요식업 등 서비스업계와 의류 및 봉제업계 등 주요 한인 산업군의 고용 상황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어 불투명한 미래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가주에서 늘어난 새 일자리는 모두 10만1,900개로 전달인 7월 8만3,500개 일자리에 비해 1만8,4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으며 급여액도 1,587만달러나 늘었다. 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소폭인데다 급여액 증가분 역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9.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주 전체 8월 실업률은 11.4%로 7월 13.5%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전인 2월에 기록했던 실업률 3.9%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LA 카운티를 비롯한 남가주에 국한해서 보면 8월 한달 늘어난 일자리는 3만600개로 7월에 비해 0.4% 증가폭에 그쳤다.
소폭 증가에서 나타나듯이 남가주에서 일자리 회복 속도는 아직 더딘 편이다. LA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8월 일자리 증가분을 포함해 코로나19 실업자의 27%만이 직장에 복귀한 것이다.
특히 한인타운이 속한 LA 카운티의 8월 실업률은 16.6%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다. LA의 높은 실업률에 이면에는 주요 핵심 산업인 여행 및 호텔업계의 부진이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인 경제계의 고용 상황도 가주와 LA 상황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사이의 여행길이 차단되면서 한인 여행업계는 6개월 넘도록 사실상 폐업 상태로 아사 직전에 있다. 여행업체마다 최소 사무실 근무 인력을 제외하고는 해고된 상황이라 여행 가이드는 줄어든 실업수당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한인 호텔업계 역시 경기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 자체가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다 주요 한인 경제 단체들의 연말 송년회 개최가 코로나19 사태로 불투명해지면서 연회장 대여도 거의 없는 상태다. 한인 호텔업계도 경비 절감 차원에서 고용 최소화를 유지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