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을 열심히 일한 부부가 함께 은퇴할 날짜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부부가 서로 한 평생의 마지막이 될 은퇴생활을 재미있게 보내는 방법을 정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은퇴자금이 충분히 준비되었다고 해도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부는 각각 은퇴 후의 생활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같이 나눈 팀으로서 어떻게 은퇴생활을 즐길지 염두에 둬야 한다. 배우자가 서로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 인식하고 있다면 갈등은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전에 미리 서로의 은퇴 후 생활과 목표, 취미생활 등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부가 서로 긴 세월을 살아서 서로를 잘 안다고 해도 막상 터놓고 이야기하기 전에는 은퇴 후의 여가생활과 즐길 수 있는 취미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은퇴 전에 서로가 즐길 취미와 은퇴생활에 대해서 차분하게 물어보고 경제적인 부담은 어떻게 나눠 가질지 사전 조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서로의 목표 이해, 독립적 영역 존중해줘야
이사할까? 어디서 거주할 것인지 결정
살림비용 페이먼트 어떻게 낼 것인지 논의
■은퇴 후의 목표를 정한다
은퇴를 했다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인생 이모작의 심정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부부 간에도 각자 추구하는 목표를 적어 놓고 실천해 보면서 공동 목표도 설정해 본다.
현업에서 벗어났어도 멘토로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도 있고 후학을 양성하는 등 의미 있는 일을 할 수도 있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파트타임으로 하면서 꼭 돈을 번다기보다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한다면 오히려 수입이 늘어나는 등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완벽한 은퇴생활에 관한 견해를 이해한다
이상적인 은퇴는 경제적인 여유는 물론 시간적인 여유도 무시할 수 없다. 매일 허둥지둥 출근하다가 한가롭게 하루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바라는 생활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신문을 읽고 오후에는 골프를 즐긴다. 저녁에는 칵테일을 가볍게 한 잔하고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약간은 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러나 배우자 가운데 한 명은 여행을 다니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타일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서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상의를 한다. 은퇴 후에 비슷한 성향으로 시간을 보낼 것인지 서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다른 배우자의 성향에 꼭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 후 서로 책임을 나눠 갖는다
은퇴 전에도 이미 집안일을 어느 정도 분담했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이런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조율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부인이 요리, 빨래를 한다면 남편은 설거지, 청소를 하는 등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집안일도 상호보완은 물론 서로 윈윈전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마다 유연하게 조절해서 대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경제적으로 윤택해서 가정부를 둔다든가 청소부를 따로 고용한다면 몰라도 그럴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공동의 관심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알아본다
많은 부부들이 서로 함께 하는 취미생활을 개발한다. 예를 들어 테니스, 하이킹, 여행, 음악회, 요가, 외식 등이 될 수 있다. 은퇴는 서로의 취미생활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예전에 했던 활동도 좋지만 바빠서 미처 즐기지 못했던 취미생활도 함께 찾아본다.
■각자의 독립적인 영역도 인정해 준다
부부가 하루 종일 24시간을 같이 생활하는 것은 단조롭고 지겨울 수도 있다. 때로는 서로의 고유 영역을 지켜주고 각자의 다른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게 배려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부부가 서로 다른 취미를 즐기고 재충전하면서 잠시라도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부부 간에도 사생활을 인정해 주고 약간의 독립성을 부여해 준다면 서로의 마음은 더욱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현재 주택에 살 것인지 이사할 것인지 결정
당신이 아직도 모기지가 있다면 페이먼트를 줄이기 원할 것이다. 아니면 새로 이사 가고 싶은 동네가 있을지도 모른다. 바닷가 동네를 선호할 수도 있고 아니면 농촌이나 한적한 중소 도시를 좋아할 수도 있다.
■페이먼트를 어떻게 책임질지 정한다
만약에 부부가 일할 당시 구좌를 서로 따로 갖고 있었다면 어떻게 집안 살림과 관련된 페이먼트를 내고 있었는지 알 것이다. 은퇴 후에도 각각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공동구좌에서 페이먼트를 할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