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일 대선이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4일 현재 연초부터 이어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 분위기는 여전하다. 전국 지지율은 물론 주요 6개 경합주에서도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1차 TV토론,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쇼)’ 등으로 판을 흔들어야 하는데, 4년 전에 실제 선거 결과가 그간의 여론조사와는 달랐던 만큼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우편투표 참여율, ‘샤이 트럼프(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나 여론조사에서는 이를 숨기는 지지층)’의 향배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폭스뉴스의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51%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6%)을 5%포인트 앞섰다. 워싱턴포스트(WP)의 여론조사 평균에선 두 사람(각각 51%, 42%)의 차이가 9%포인트로 벌어진다.
폭스뉴스 조사에선 경제를 제외한 거의 전 분야에서 바이든 후보 지지가 높았다. 인종 불평등(12%포인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8%포인트)는 물론 ‘법ㆍ질서’ 유지(2%포인트) 항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눌렀다.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과격해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법ㆍ질서를 부쩍 강조하며 격차를 줄이는 듯해 보였지만 이 이슈에서조차 밀린 것이다.
2016년 대선 때 승부를 갈랐던 플로리다ㆍ펜실베니아ㆍ미시간ㆍ노스캐롤라이나ㆍ애리조나ㆍ위스콘신 등 6개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후보의 우세가 아직은 계속되고 있다. 당시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지역을 모두 차지하며 낙승을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보건ㆍ경제ㆍ안전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세를 보이며 뒤처져 있는 상태다.
바이든 후보는 선거자금 측면에서도 든든한 편이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이날 바이든 후보 지지를 위해 플로리다에서 최소 1억 달러를 쓰겠다고 해 트럼프 캠프에 충격을 던졌다. 바이든 후보는 14일 직접 격전지 플로리다를 찾아 히스패닉계의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회 후 일주일에 3곳 이상의 경합주를 방문하고 있다. 휴일인 13일에도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거스를 찾았다. 6월 이후 첫 실내 유세였다.
다만 그는 주로 공항 계류장 내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 앞에서 즉석 현장 연설을 하는 식으로 일정을 빨리 소화하고,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후보 공격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첫 고비는 29일에 있을 1차 TV토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우려로 대규모 현장 유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유권자가 두 후보를 직접 비교ㆍ평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10월에도 두 차례 더 TV토론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공격적인 토론으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우세를 점했고 그 여세를 몰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 전략으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당내 경선 토론 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