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지도자 3,000명 성명“음모론 현혹 안돼”
“백신 개발되면 접종하고 마스크 꼭 착용하라”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코로나19 사태를 정치 이슈화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기독교인 중심의 의료인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 ‘바이오 로고스’(BioLogos)는 최근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인 과학 성명서’(A Christian Statement on Science for Pandemic Times)를 발표하고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바이오 로고 웹사이트에 따르면 서명 운동에는 현재 교계는 물론 의료계, 과학계 저명인사를 포함, 약 3,000명이 참여했다.(8월 20일 기준).
이번 성명이 기독교인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국민을 분열하는 등 정치 논쟁화하지 말 것과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예방 접종에 적극 나서 줄 것 등이다.
이 밖에도 마스크 착용과 같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따라줄 것, 음모 이론 등 소셜 미디어 상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 것, 정의를 위해 일하고 기도할 것 등을 성명은 당부하고 있다.
바이오 로고스 측은 “여러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과학이 정치적 무기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현 사태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가 무시되는 반면 음모 이론만 성행하고 기독교인들이 이에 쉽게 공격받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코로나19 관련 공공 정책에 반드시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근거가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무시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바이오 로고스는 ‘국립 보건원’(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과 그의 부인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콜린스 원장은 유전학자로 성경적 믿음과 과학 간의 조화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킨 학자로 유명하다. 바이오 로고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성명서에는 월터 김 ‘전미 복음주의 협회’(NAE) 회장, 윌리엄 필립스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사무엘 ‘로드리게즈 전국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컨퍼런스’ 대표, 저명한 신학자 N.T. 라이트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서명했다.
성명은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고 믿음은 미신일 뿐이라는 과학의 주장은 단호히 거부한다”하지만 “수백만 명의 생명의 위태로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과학자와 의료인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 조언할 때 기독교인들이 주의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성명은 또 “자택 대기 명령이 바이러스 확산을 감소시켰고 반대로 봉쇄 지침 조기 해제가 확산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예측도 맞아떨어졌다”라며 의료계와 과학계의 기존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성명은 교회 예배 재개와 관련, 약한 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하나님의 소명과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히브리서 10장 34절과 에베소서 4장 2절~3절 성경 구절을 인용한 성명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더 좋고 영원한 유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제한이라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논쟁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성령으로 연합하여 겸손과 인내와 사랑으로 서로를 대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접근을 부탁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