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최대 번화가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대규모 폭동과 약탈 당시 한인이 운영하는 업체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 시청 건너편에 소재한 보석상인 '폴 영 파인 주얼러스'(Paul Young Fine Jewelers)의 소유주인 폴 차(한국명 차광연·61)씨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피해 사실을 밝혔다.
'시카고 최고의 보석상' 중 한 곳으로 손꼽히는 '폴 영 파인 주얼러스'는 지난 10일 시카고 도심 고급 상가 밀집지역에서 폭동 사태가 벌어진 후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지고 진열대가 텅 빈 '약탈의 현장'으로 현지 주요 매체의 보도사진에 담긴 바 있다.
차씨는 "피해 상황을 처음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오래된 고객들이 잇따라 소식을 듣고 찾아와 청소를 돕고, 음식도 가져다주면서 위로를 줘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가 상품은 가게 내부 금고에 넣어두기 때문에 (폭도들이) 가져가지 못했다"면서 피해 규모를 약 10만 달러(약 1억2천만 원)로 추산했다.
이어 "(매장이)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손님들이 오간다"며 "사태 다음날부터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 41년차인 차씨는 "39년 전부터 '폴 영 파인 주얼러스'를 운영 중이고, 현재 위치로 이전한 지는 20년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서 도심 번화가 외에 다른 지역에서 일부 피해를 당한 한인 업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한인회 측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도시 남부지역 상권에까지 튀었고, 이로 인해 한인 사업체 4~5곳이 매장 훼손 및 약탈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다행히 이들 사업체의 피해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는 도시 남부와 서부에 만연한 총기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도심은 '안전지역'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흑인차별 항의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지는 등 약탈사건이 2번째 발생하면서 수많은 사업체가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입고 영업을 잠정 중단해야 했다.
지난 6월 1일 흑인차별 항의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며 도시 남부 상권의 여러 한인 사업체가 약탈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