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장상태로 알아"…CNN "무기 안갖고 있었다"·WP "현장서 총기 발견안돼"
비밀경호국, 감찰 착수…"백악관 경내 침범·경호대상 위협 없었다"
경찰과 비밀경호국(SS)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 도중 피신 사태로 이어졌던 총격 사건의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지만 총격 시늉만 했을 뿐 실제 총을 소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에 따르면 비밀경호국은 10일 오후 밤늦게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총격사건 경위와 관련, 이날 오후 6시께 51세 남성이 백악관 주변 경찰 업무를 하는 정복 요원에게 접근했다가 총에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경호국은 "용의자가 요원에게 다가가 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고는 용의자가 돌아서 요원에게 거칠게 달려들면서 총을 뽑는 것처럼 어떤 물건을 주머니에서 꺼냈다"고 설명했다.
경호국은 "남성이 그 뒤에 사격 자세로 웅크려 총을 바로 쏘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비밀경호국 요원은 자신의 총기를 발사해 남성의 몸통을 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톰 설리번 비밀경호국 정복경찰대 대장은 규정에 따라 비밀경호국이 내부 감찰, 워싱턴DC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설리번 대장은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백악관 경내가 침범을 당한 적도 (대통령을 비롯한) 경호 대상자가 위험에 처한 적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용의자가 무장된 상태라고 주장하며 요원을 향해 공격적으로 움직였으며 요원이 그에게 한차례 총을 쏘기 전에 발사할 준비가 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 성명과 설리번 대장 발언 모두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총을 쏘려는 자세를 취했다는 대목이 등장하지만, 실제 총기 소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설리번 대장이 용의자가 실제로 무기를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언론은 당국자 등을 인용, 이 용의자가 자신의 주장과 달리 총기를 소지하고 있던 상태는 아니라고 보도했다.
두 명의 법 집행 소식통은 CNN에 다친 사람은 무기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도 수사 관련 상황을 알고 있는 두 명의 법집행 당국자를 인용, 현장에서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으로 브리핑을 갑자기 중단, 집무실로 잠시 피신한 뒤 돌아와 기자들에게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었다.
최종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결국 용의자의 '무기소지 주장' 발언과 사격 자세 탓에 총격범이라고 여긴 경호 요원이 오인해 '대응 사격'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에 대한 경위가 정확히 파악되기 전 초기 보고내용을 기준으로 기자들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날 백악관 근처 펜실베이니아 에비뉴에서는 비밀경호국 요원이 한 남성을 총으로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총에 맞은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을 쏜 요원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비밀경호국은 요원의 신원이나 상태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수사당국은 총격을 받은 남성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정신병력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