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다른 감염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시간이 길 때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례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도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모임을 갖는 등 잠재적 바이러스 노출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비교면역학자이자 매사추세츠 다트머스대 생물학 교수인 에린 브로마지는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주장을 ‘성공적인 감염=바이러스 노출x시간’이라는 공식으로 정리했다.
브로마지 교수는 일정량 이상의 바이러스 입자에 노출될 때 감염이 발생한다면서 “더 오랜 시간을 (바이러스에 오염된) 환경에서 보내고, 더 많은 바이러스 입자를 흡입할수록 바이러스가 축적돼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염이 ‘노출’과 ‘시간’의 균형이라며 “강한 수준의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짧은 시간만으로도 감염되고, 낮은 수준이라면 감염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주장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오랜 시간 접촉한 이들을 추적하는 ‘접촉 추적’ 방식의 이론적 토대이기도 하다.
CNN은 이와 함께 앞서 미국과 중국, 한국에서 발생한 실내 집단감염 사례를 언급했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합창단 연습 중 확진자 1명을 포함, 61명의 참석자 중 87%에 달하는 5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들은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2시간30분간 가까이 붙어 앉아있었다.
또 지난 1월 중국 광저우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식사했던 확진자 1명이 인근 테이블에 있던 9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는데, 에어컨에서 나온 강한 바람이 침방울을 옮겼을 수 있다는 논문 결과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격렬한 춤 수업이 이뤄지던 천안의 줌바댄스 학원에서 100여명이 넘는 직간접적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웹사이트를 통해 바이러스 입자의 밀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15분가량 바이러스에 밀접하게 노출되면 ‘장기 노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같은 시간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이나 바이러스 전파가 용이한 장소에서는 감염이 쉽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마지 교수는 워싱턴 합창단 사례와 같이 큰 소리로 말하거나 노래 부를 때 더 많은 바이러스 입자가 나오며, 조용한 공간은 그 반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진자로 밝혀진 한국 줌바 강사의 필라테스와 요가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