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30∼40%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미국에서도 혈액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으로 사람들이 헌혈을 기피하고 있는 데다 직장 단위로 실시하던 헌혈 캠페인마저 잇따라 취소됐기 때문이다.
ABC방송과 폭스뉴스는 13일 헌혈이 급감하면서 혈액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이 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에서는 헌혈 캠페인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이 지역의 헌혈이 평상시보다 30∼40% 줄었다고 비영리 헌혈기구인 바이탈런트가 전했다. 바이탈런트는 “전례 없는 혈액 부족 사태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이번 주 들어 20건의 헌혈 캠페인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샌프란시스코 현지 바이탈런트 관계자는 “혈액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평소 나흘 치의 혈액을 비축해야 하지만, 지금은 이틀 치도 못 채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헌혈 급감에 따른 혈액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자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2일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피터 막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우리는 혈액 공급이 고갈되는 것을 막아야 하고, 혈액 부족으로 수술이 취소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충분한 혈액 공급을 위해 헌혈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미 적십자사는 코로나19가 헌혈 또는 수혈로 전염되는 증거가 없으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사례에서도 수혈 감염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