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의 적극적인 예금 유치 속에 최근 수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10만달러 이상 고액 예금계좌 규모가 완연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인 금융권 관계자들은 미국, 또 한인사회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강한 달러로 인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달러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분기(2019년 12월31일 기준) 현재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에 예치된, 10만달러를 초과하는 고액 예금계좌의 규모는 77억2,429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10개 한인은행들의 총 고액계좌 예금고는 전 분기인 2019년 3분기의 79억1,171만달러에 비해 2.4%(1억8,742만달러) 감소하면서 지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전년 동기인 2018년 4분기의 80억8,143만달러에 비해서는 4.4%(3억5,714만달러)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10개 은행 중 뱅크 오브 호프, 한미은행, 우리 아메리카, 퍼시픽 시티 뱅크 등 자산순위 1~4위 은행들의 고액 예금고가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전체 한인 은행권의 고액 예금고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2019년 4분기 현재 10개 한인은행들의 고액 예금고 77억2,429만달러는 10개 한인은행들의 총 예금고 241억3,174만달러의 3분의 1에 달하는 32.0%에 달하는 것으로 한인들의 현금 선호현상이 여전히 강함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또한 전 분기의 32.5% 비율과 비교하면 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분기 10만달러 이상 총 예금 77억2,429만달러 가운데 10만~25만달러 예금은 전체의 56.7%인 43억7,799만달러에 달한다. 25만달러 이상 예금이 나머지 43.3%인 33억4,630만달러를 차지했다.
10만달러 이상 고액예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자산규모 1위 뱅크오브호프가 36억3,545만달러로 한인 은행권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7.1%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자산규모 2위 한미은행이 14억256만달러(18.2%), 퍼시픽 시티 뱅크가 5억8,132만달러(7.5%)로 탑3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 아메리카(5억947만달러), CBB 은행(4억6,735만달러), 우리 아메리카(4억3,527만달러), 오픈뱅크(3억4,047만달러), US 메트로 은행(2억193만달러)이 억달러 대의 고액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예대율이 여전히 100%에 근접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한인은행들이 고객 예금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고액 예금 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한인들의 뭉칫돈 예금통장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은 ▲한인들의 예금을 통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여전하고 ▲한국으로부터 자금 유입이 성장세는 둔화되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한인들이 부동산이나 증시투자 등과 함께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에 분산 예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자산이 많거나 고수익 한인들의 경우 분산투자 원칙에 따라 주식, 부동산 등과 함께 은행 예치 현금 등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