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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부동산

[행복한 아침] 새떼  공동체

지역뉴스 | | 2020-01-18 17:17:11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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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책 나설 채비를 하느라 겉옷을 두껍게 입어야 할찌 가볍게 입어도 될찌, 답을 얻으려면 창문을 열어보는 것으로는 실외 기온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바깥을 내다보고 체감온도를 체크해야 한다. 고층에서 거주하려면 이 만큼의 수고는 작은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집을 나서게 되면서 맑고 청청한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된다. 오늘 따라 유난히 해맑은 하늘의 명징이 투명하도록 청아하다. 깨끗하고 산뜻한 기온의 교결이 청정하기 그지없다. 겨울 하늘의 차가운 질감이 마음을 경쾌하도록 홀가분하게 해준다. 맑은 겨울 아침, 푸르기 다함 없는 하늘엔 새떼들의 매스게임이 한창이다. 셀 수없는 새들의 군무가 황홀하다. 넉넉한 춤사위에 추위도 무색해지는 훈훈함이 쌀쌀한 일기를 다사롭게 데워준다. 안무자 없는 수백 마리의 에어쇼 같은 군무인데도 낙오는 없다. 오직 새들의 공동체에서만 가능한 누림이요 연출해낼 수 있는 장관이다. 함께 날고 함께 살아도, 넉넉함을 누비며 날고 쉬고 잠을 잔다. 내 것도 네 것도 없다. 둥지를 지어도, 쉴만한 나뭇가지만 있으면 그만이다. 쌀독을 가지지 않아도, 학교나 은행구좌 없이도 새들은 날마다 가볍고 행복하다. 나목은 어떠한 부름으로 새들을 불러모을까. 

 

새 들은 나무와 종일 핸드폰 없이도 소통하고 친밀하다. 누릴만한 공간으로 둥지를 짓고 내일까지도 아닌 하루도 아닌 지금의 허기만 채우면 되는 새들의 비움이 고아하다.  철새들의 지혜와 공동체 정신 또한 신묘하기 이를데 없다. 알 길 없는 먼 도정의 두려움을 안고 한 몸이 되어 낯설고 먼 여정을 떠나는 의연하고 떳떳한 철새의 당당함을 우리 인생들도 고국의 국회도 정치가들도 그 질서와 희생과 공존의 해학을 터득해야할 일이다. 아득한 절벽 위에서 새끼를 날려보내는 독수리의 자녀교육법도 배워야할 일이다. 겨울 하늘의 푸른 창공을 무한 유희하는 새들의 삶을 선망해본다. 무리지어 선회하는 새떼 공동체를 바라보는 심정이 이러하거늘 명천 창공을 날아오르는 새떼들의 시야에 들어오는 인간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까. 새 보다 못한 인생이어서는 아니될 터인데. 

 

새 들이 전신주에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새와 새 사이에 한 마리 쯤은 앉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앉아있다. 옛말에 자식과 부모 사이는 뜨거운 국이 먹기 좋게 식을 만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부모 자식도 현명한 거리를 두고 지내라는 것일게다. 칼릴 지브란의 시 중에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시 귀절이 있듯 구속 받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만, 서로의 관심이 조금만 넘어서면 구속이 되고 조금만 부족해도 무관심이 되고 만다. 부부와 부모 자식과 지인, 친지, 친구와의 관계도 은밀한 잣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무리지어 살아가는 새들의 세계에서도 함께 있되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지혜가 돋보인다. 전깃줄에 앉을 때도, 군무에 취한 율동미의 흐름에 도취될 때 조차도 예비된 거리는 어쩜 그리도 일정하게 세밀하고 빈틈없음을 유지하고 있는지. 마치 어딘가에서 울려오고 있는 고무에 장단을 맞춘듯 함께 누비고 흘러가는 곡선미의 우아한 눈부심이 유려하리만치 곱고 황홀하다. 함께 어우르고 싶은 어름새가 돋아날 지경이다. 인간의 어떤 안무로도 흉내 낼 수 없는, 민속 풍물놀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감성의 의지요 합일의 표현이다. 어쩌면 고공에서 그려내는 인생들을 위한 백서요 가르침이요 타산지석이 아닐까.

 

새들의 삶에서도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셈법이 통용되거늘 세상 사람들 사이에도 거리가 있어야 함이 당연한 이치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 서로의 거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요 그러한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지혜로운 관계의 초석이요 기틀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고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이나 유능한 기술을 보유하고있는 성정을 지닌 사람을 찾아낸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서 적당한 비움과 양보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게된다. 그럴 수도 있지를 반복하며 단순하게 관계를 이어가는 마침 좋은 거리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종국엔 일방통행 깃발을 든 사람이 승자로 군림하는 씁쓸하고 짭짜롬한 별세상도 맛보았다. 관계에 집착한 나머지 애착과 유예된 집념으로 관계의 끈을 움켜잡을 것도 아니란 것이다. 사람들이 서두르는 건 서로의 간격을 좁히려는 시도에 기저를 두고 얼마나 가까워졌느냐에만 집중하는 이기심 때문에 우정이나 관계가 쉬 깨어지고 상처를 받았다고 아우성들을 하게 된다. 종내는 뒷담화로 앙탈을 부리기도하고 없는 사실을 유포하게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성숙치 못한 인간 추태를 배설하는 것과 다름이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려한 간격을 인정한다면 성숙한 관계를 연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비상하는 새떼들의 군무에 가슴이 시원스레 활짝 트인다. 마음에 담겨져있던 여린 소리들이 그린 플래시가 되어 섬광처럼 맑은 겨울 하늘로 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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