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핸디맨이 설치도… 보안점검에 노이로제
방안 불 끄고 손전등으로 렌즈의 반사 점검 등
다양한 몰카 적발법 관심사, 탐지장비 속속 개발
사람들은 빅 브라더, 빅 테크가 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보다 직접적인 위협 대상은 옆집 사람이거나 교대 근무자인 직장 동료일 수도 있다.
점점 더 영특한 감시 장비가 개발되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비밀리에 온라인 생중계 하거나 녹음하는 것은 더 용이해졌다.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감시 카메라 구입에 쓴 돈은 지난해 21억 달러에서 2023년이 되면 4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 테크 제품 마케팅 조사회사는 전망했다. 소비자 감시 장비 판매는 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감시 장치가 주거침입 절도에 대처하거나, 집에 홀로 있는 개를 지켜보는 용도로 쓰이는 것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조그만 카메라들이 그게 있으면 안 되는 곳에서 발견되는 게 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어 에어비엔비 숙소나 공중 화장실, 체육관 라커룸 같은 곳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지금 우리는 전염병처럼 번져 가는 몰카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사전 조심을 꼼꼼하게 한다고 해서 편집증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파이 제품들을 알고 있으면 많은 경우 사전에 이를 감지할 수 있다고 뉴욕주 테리타운에 있는 보안업체인 이그젝 시큐리티(Exec Security)사 대표는 말한다.
주위에 여기엔 맞지 않는 좀 이상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라. 몰카는 혼자 아이를 돌보는 유모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투박한 캠과는 다르다. 이 장치는 무선으로 작동하면서 어떤 것은 크기가 우표딱지만 한 것도 있다. 이런 게 시계 속이나 전등, 통풍구 등에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상한 구멍 같은 게 있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예컨대 호텔 화장실에 걸려 있는 헤어드라이어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면 살펴봐야 한다. 또한 전자제품이 아닌 책상이나 서가, 혹은 화분 등에서 선이 늘어져 나와 있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같은 기본적인 조사만으로도 매일 할 수 있는 손쉬운 몰카 방지책이 될 수 있다. 몰래 설치돼 있을지 모르는 장치를 찾아내는 또 다른 검사방법은 방안의 불을 모두 끈 다음 손전등으로 혹 방안에 있는 렌즈에서 반사되는 불빛은 없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만약 손전등이 없다면 스마트폰의 앞면, 비디오 채팅을 할 때 쓰는 그 면을 여기저기 비춰 스파이 카메라가 품어 내는 적외선 불빛은 없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다. 이같은 것들은 돈 들이지 않고 몰카를 찾아낼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스마트 폰에 핑앱(Fing App)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앱을 작동시키면 와이파이 네트웍에 접속된 모든 기구들을 다 알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네스트(Nest), 아를로(Arlo) 혹은 와이즈(Wyze) 같은 카메라 제조사나 카메라일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포착되면 우려의 원인이 된다. 이 기구를 통해 정체가 무엇인지 금방 파악할 수 없는 것도 우려의 대상인 건 마찬가지다.
보다 교묘한 관음증 환자는 몰카를 이용해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방안의 상황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 대비해 부근에 강한 시그널이 잡히는 다른 와이파이 네트웍이 없는지 체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 몰카 장치가 모든 것을 다 녹화한 다음 나중에 재생시킬 수 있는 작은 메모리 카드를 장착하고 있다면 이 방법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몰카의 사전 색출을 위해 보다 광범위한 방비책을 시도해 보겠다면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중에는 특별히 카메라 렌즈를 감지할 수 있게 고안된 것도 있다. 가격은 200~400달러 정도이며 아주 밝은 적색 LED 빛을 방사하게 된다. 이 기구를 켜 놓고 뷰파인드를 통해 방안을 훑어보면 아무리 작은 카메라 렌즈라도 위치를 드러내게 된다.
내쉬빌에 있는 KJB 시큐리티 프로덕츠사 대표는 “전에는 대부분 카메라를 팔았으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감지 장치를 더 많이 팔았다”고 한다. “스파이 카메라가 훨씬 더 많아 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정직하게 말해, 우리 비즈니스의 모델도 바뀌었다”고 그는 토로했다.
또 다른 인기 제품은 라디오 주파수 감지기, 즉 R.F. 디텍터로 이 장비는 감시 기구에서 나오는 시그널을 감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40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장비는 좋은 것은 300달러에서 전파의 차이를 감지하고 분석하는 기능에 따라 8,000달러짜리도 있다.
이 기구는 구형 금속 탐지기처럼 전파를 감지하면 ‘삐’ 소리를 내며, 전파를 발산하는 물체에 가까이 갈수록 경고음이 더 커진다. 더 비싼 종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으며 감지된 다양한 전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어디서 그 전파가 나왔는지 탐지해 낸다.
오늘날 주변 환경은 라디오 시그널로 차 있다. 최고가 장비와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훈련을 받지 않으면 이 많은 전파들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전파가 몰카에서 나오는 것인지, 이웃집 와이파이 시그널을 잡은 것인지, 아니면 무선 컴퓨터 마우스나 블루투스 스피커 전파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몰래카메라 등을 제대로 감지해 내려면 집안의 전자기구를 모두 끈 후 이 장비를 작동해야 한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말했다.
브라우징 아마존(Browsing Amazon)이나 브릭하우스 시큐리티(Brickhouse Security), 스파이개지츠 닷컴(Spygadgets.com) 같은 것도 도움이 된다.
몰카 등에 사용되는 카메라나 마이크는 통상 알려진 카메라나 마이크 같은 모양이 아니다. 어떤 것은 화재감지기, 물병, 공기청정기, 셀폰 충전기, 펜, 열쇠고리, 커피 메이커, 전열기, 새집 혹은 장난감 완구처럼 보이게 만들어져 있다.
몰론 몰래카메라를 적발해 내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에게 집이나 오피스의 보안 점검을 의뢰하면 집의 사이즈와 구석, 구멍, 잡동사니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다르지만 1,500달러에서 1만 달러가 넘게 들 수도 있다.
주택 점검을 전문으로 하는 뉴저지의 프리홀드에 있는 한 보안 업체는 의뢰 건수가 3년 전에는 한 주에 한 두건 정도이던 것이 지금은 하루에 3건씩 밀려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집 주인이나 핸디맨 등이 몰래카메라를 심어 놓는다는 최근의 뉴스로 인해 일거리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업체 측은 전했다.
“몰카 한 대가 발견될 때 마다 숨겨져 있는 카메라는 수백 개가 되며,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이 보안업체 대표는 말했다.
<By Kate Mur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