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여성 6명 중 1명 이상이 다른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난임 여성의 43%(난임 여성의 8%)가 자궁의 착상 능력 등을 떨어뜨려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내분비·부인과 질환을 갖고 있었다.
지난 18일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난임센터에 따르면 다음달 센터 확장 개소를 앞두고 지난해 임신에 어려움을 겪어 병원을 처음 찾은 여성 3,373명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7.8%(601명)가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 질환으로는 28%가 심전도 이상,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장·대사질환을 갖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27%가 갑상선질환과 당뇨병 등 내분비질환을, 16%가 난임과 연관성이 큰 자궁근종·자궁내막증 등 부인과질환을 가졌다. 이 밖에 7%가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호흡기질환이 있었고 많지는 않지만 간질환·혈액종양·수면장애 등을 동반한 여성들도 있었다.
권황 난임센터 소장은 “예전보다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의 나이가 고령화되면서 여러 기저질환을 동반한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심장 관련 질환과 당뇨병·갑상선질환·부인과질환이 늘어나는 게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궁의 착상 능력을 떨어뜨려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갑상선질환과 부인과질환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소장은 이 중에서도 비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에 의해 자궁의 크기가 커지는 ‘자궁선근증’을 요즘 증가하는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질환의 대표적 증상은 빈혈을 동반하는 생리과다와 생리통·골반통 등이다.
그는 “자궁선근증이 있다면 먼저 수술로 치료할지, 임신을 시도한 후 진행 정도를 봐가며 치료할지를 결정하는 게 임신 성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사소해 보이는 질환이라 할지라도 난임 치료 전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임신 후에도 산후 합병증이나 태아 합병증 없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반드시 난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임신 성공률도 높이고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