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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부모의 모습이 교육이 될 때

지역뉴스 | | 2019-06-20 21:21:57

칼럼,독자투고,김건흡,부모,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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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페인의 펠리페 왕세자가 캐나다 유학 시절 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국왕으로부터 받은 편지글들이 공개되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한 군주의 품격에 관한 지혜인데, 그 내용이 알차다. 몇 대목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아들아! 오늘날엔 왕세자라는 태생적 신분만으론 왕이 될 수 없다. 매일의 언행으로 왕의 자리를 획득해 가야 한다.” “피곤할 때에도 활기차게 보여야 하며,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을 때도 친절해야 한다. 관심이 없더라도 경청해야 하며, 수고스럽더라도 남에게 도움을 주라.” “국왕은 남의 말을 많이 들어야 하며, 말을 할 땐 균형 있게 말해야 한다. 공적인 자리에선 말을 많이 하되 신중해야 하며, 확언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언론의 노예와 같다. 언론은 개인이나 기관을 끌어올릴 수도, 만신창이로 만들 수도 있다. 언론은 존중받아야 한다. 동시에 언론이 너를 존중하도록 만들라.”

카를로스 왕은 이렇게 왕세자를 교육했다. 그리고 편지글 말미에는 항상 “너를 사랑하며 그리워하는 아버지가”라고 썼다.

이스라엘 역사상 다윗은 아브라함, 모세와 비견되는 거성(巨星)이다. 그의 이미지는 선지자를 웃돌 정도이고, 그는 조상의 종교에 충실하며 선지자 앞에서 겸허했다. 그는 지용이 뛰어난 장군이며, 발군의 지도력과 정의 공정의 감각을 지닌 대정치가로 또 위대한 시인이며 음악가이며 로맨틱한 영웅이었다.

이상적인 왕이라 일컬어지는 다윗의 생애 말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의 가정이 어렵게 된 것은 그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 때문이었다. ”네 집에 칼이 떠나지 않으리라”는 하나님의 경고대로 다윗 왕궁을 둘러싼 골육상쟁(骨肉相爭)의 비극이 그의 말년을 어둡게 했다.

다윗은 '하나님에 합한 왕'이라는 칭송을 들었지만, 자녀 교육에는 실패한 아버지였다. 아버지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가정 교육과 결단을 소홀히 한 결과였다. 만년에 잇따라 터진 다윗가의 패륜적 사건들은 주로 이복형제간에 연로한 다윗의 왕위 계승문제를 놓고 벌어졌다. 압살롬의 반역도 궁중의 문란에서 오는 왕자들의 반목과 갈등에서 싹튼 것이었다.

다윗의 셋째 아들 압살롬이 부친에 대한 반역의 선두에 섰다. 즉 다윗의 장자 암논이 이복누이 다말을 능욕했으므로 다말의 친오빠 압살롬은 누이의 복수로 암논을 살해하고, 어머니의 고향인 아람의 그늘로 도망쳤다. 이것은 단순한 복수일 뿐만 아니라 장자인 그를 제거하여 왕위를 노렸기 때문이었다.

3년 후 다윗은 압살롬을 용서해 주었으나 그는 부친을 반역할 계획을 마음에 품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압살롬은 특히 북부 지파 중의 베냐민 지파와 에브라임 지파에서 다수의 젊은 자를 모으고 헤브론에서 왕위에 오를 것을 선언했다. 그리하여 강한 젊은 자들로 편성한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진군했다.

다윗은 황급히 왕궁을 버리고 도주했다. 얼마나 상황이 다급했던지 맨발에 머리도 가다듬지 못한 상태였다. 누가 보아도 이제 다윗의 시대는 끝장난 것 같았다. 다윗이 바후람에 이르렀을 때다. 시므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다윗에게 돌을 던지며 온갖 저주의 욕설을 다 퍼부었다. 시므이 보기에 다윗은 끝장난 인생이었던 것이다.

다윗을 호위하던 아비새 장군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분기탱천한 아비새는 당장 시므이의 목을 베겠노라고 다윗의 허락을 구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노해야 할 당사자 다윗은 아비새를 만류했다.

다윗은 시므이의 저주를 단지 시므이의 행위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시므이를 통해 자신을 꾸짖고 계심을, 자기 속의 모난 부분들을 갈아내고 계심을 알았던 것이다. 압살롬 쿠데타의 원인 제공자는 따지고 보면 다윗 자신이었다. 그는 자신의 충복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그녀가 아이를 갖자 아예 남편 우리아를 죽여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천연덕스럽게 자기 아내로 삼아 버렸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였다. 다윗의 장자 암논이 이복 여동생 다말을 강간한 뒤 나 몰라라 했다. 이에 격분한 다말의 친오빠 압살롬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이복 형 암논을 죽여 여동생의 원한을 갚았다. 그리고 마침내는 아버지의 왕좌를 찬탈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려고 덤벼든 것이다.

계속 이어진 이 패륜적 사건들은 모두 자식들이 아버지 다윗에게서 배운 대로 한 짓들이었다. 누구를 탓할 일이 결코 아니었다. 이처럼 부모의 삶은 자녀들의 거울이 된다. 부모들의 도전하는 모습은 자녀들에게 더없이 귀한 교육이 된다. 자녀들이 보기에, 전과 다른 일상 속에 새로운 목표를 이루고자 애쓰는 부모의 모습은 도덕책 100권보다, 동기부여 특강 100회보다 더 효과적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평소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부터 관점과 자세를 이어받는다. 그것에 관해 직접 말하지 않아도, 부모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사는지를 자녀들은 귀신같이 파악하고,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이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경하는 가운데, 항상 챙기고 보살피는 부모를 보는 자녀들은 그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인줄 안다. 가난해도 화목한 가정의 자녀들이 바르게 자라 꿈을 이루고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면, 교육은 다시 한 번 관점과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이며, 이는 부모의 사는 모습으로부터 전달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자녀교육에 실패한 다윗은 우리의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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