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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아! 호국의 영령들이여

지역뉴스 | | 2019-06-13 21:21:38

칼럼,투고,김건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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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일성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38선을 넘어 남한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개시했다. 당시 한국군은 오랫동안의 비상경계령이 불과 하루 전인 6월 24일(토) 해제되었고, 주말을 맞아 많은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나갔기 때문에 부대에 남아 있는 병력은 많지 않았다. 소련제 T-34전차와 SU76자주포로 무장한 북한군에 비해 한국군은 단 한 대의 전차와 자주포도 갖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국군의 방어선은 곧 붕괴되었고, 이승만 대통령과 한국군 주력부대는 서울을 포기하고 남하했다.

유엔 안보리는 7월 7일 유엔군사령부 설치에 관한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미국은 극동군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원수를 초대 유엔군사령관에 임명했다. 맥아더는 즉각 존 H. 처치 준장이 지휘하는 15명의 현지 조사반을 한국에 파견했다.. 처치 준장은 28일 밤 맥아더 사령관에게 ‘미 육군의 개입 없이는 북한군을 38도선 이북으로 몰아낼 수 없다’고 보고했다. 28일 새벽 6시 맥아더는 C-54 기(바탄 호)를 타고 폭우 속의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 4시간 후 수원 비행장에 내렸다. 북한 전투기가 활주로에 있던 비행기를 공격한 직후였다.

맥아더는 수원의 한 학교 건물에서 이승만 대통령, 무초 대사와 함께 전황 보고를 들었다. 맥아더와 부관 수행원 등 4명이 탄 지프는 한강으로 향했다. 한강 방어선에 이르는 동안 수없이 적의 공습을 받았다. 맥아더가 간신히 한강에 이르러 보니 한국군이 한강 다리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맥아더는 영등포 쪽 강둑에 올라서서 불타는 서울을 바라보았다. 북한군이 쏘는 포탄이 주위에 떨어지고 있었다. 맥아더는 영등포의 한 진지에서 맥아더는 한국군 일등병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병사! 다른 부대는 다 후퇴했는데 자네는 왜 여기를 지키고 있나?”

“저는 군인입니다. 상관의 명령 없이는 절대 후퇴하지 않는 것이 군인입니다. 철수 명령이 있기까지 죽어도 여기서 죽고 살아도 여기서 살 겁니다.”

이 군인에게 감동받은 맥아더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정말 훌륭한 군인이다. 내가 일본으로 돌아가면 즉시 지원군을 보내주겠다.”

맥아더의 약속대로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은 즉시 실행에 옮겨졌다. 대화가 끝난 후 맥아더는 그에게 연막탄2개와 대공표지판을 선물로 주었다. 수원으로 돌아온 맥아더 일행은 바탄 호에 타고 오후 6시15분 하네다를 향하여 출발했다. 출발 직후 비행장에 대한 북한 공군기의 공습이 있었다. 워싱턴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치른 노장들이 수뇌부에 포진하고 있었다. 한국전 초기 대응의 주역인 트루먼, 애치슨, 브래들리, 맥아더가 6월25~30일 사이에 얼마나 빠르게 세계사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였는가 뒤돌아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이런 신속 대응이 없었더라면 미군이 도착하기 전에 북한군이 부산항을 점령하였을지 모른다.

내년은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다. 문재인 대통령의 형충일 추념사가 온 나라를 뒤집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난데없이 김원봉(金元鳳)을 불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서 훈장을 받은 김원봉을 가리켜‘국군의 뿌리’라고 말했다. 김원봉은 일제 강점기 무장투쟁을 했던 독립운동가이지만, 광복 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고 한국전쟁 중엔 김일성으로부터 최고훈장의 하나인 노력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같은 말도 때와 장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국가최고지도자의 말의 무게는 보통사람보다 몇 천배 무겁다. 그가 1958년 숙청당했다는 것으로 모든 논란이 불식될 수 없다. 더욱이 현충일은 북한에 맞서 싸우다 산화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 아닌가. 그런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6. 25 얘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침략자들 편에서 공을 세운 사람을 일제 때 광복군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말을 이어 붙였다. 해괴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김원봉이 공을 세웠다는 6. 25로 국토가 결딴나고, 우리 국민이 떼죽음을 당했다.

사회 주류 교체가 필생의 숙원이라는 문 대통령이 이제는 6. 25 남침의 역사마저 거꾸로 뒤집으려 하고 있다. 그것도 다른 장소가 아닌 김원봉 같은 사람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바친 국군들 앞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때 김원봉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독립 유공자 포상을 검토하자”고 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자 대통령은 김원봉에게 ‘국군 뿌리’라는 공적까지 만들어 얹어 주려는 것인가. 지하의 영령들이 통곡할 일이다. 섣부른ㅇ ‘민족 대통령’ 행세는 내부분열을 심화시키고 북한 동포의 노예상태를 연장시키고 동맹을 갈라놓을 뿐이다.

차제에 북한과의 ‘평화’에 올인하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대통령은 어떤 근거로 북한이 대한민국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의문을 갖는 국민에게 한 번도 답을 준 적이 없다. 그런데 김정은은 최근 한국 국민의 눈길을 끄는 두 가지 발언을 했다. 하나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이다. “나는 어떤 도전과 난관이 앞을 막아서도 인민의 근본 이익과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다.”다른 하나는 최근 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한 말이다.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哲理)를 명심하라.”

우리는 착각하고 싶다. 김정은의 이 발언은 바로 문 대통령의 입에서 나와야 했다. 대결에 대비하지 않고 스스로 무장해제하면서 ‘평화’만을 선전하며 반대 의견을 ‘반평화’로 모는 그가 본받을 만한 명언(?)이기 때문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임진왜란 때 국정의 리더로 국난을 극복했던 서애 류성룡은 전란 중에 겪은 성패의 자취를 곰곰이 반성하고 고찰해, 뒷날의 일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징비록(懲毖錄)>을 썼다. '징비(懲毖)'란 무엇인가. 지나간 날들을 징계하고 뒷근심이 있을까 삼간다는 뜻이 아닌가.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태롭다’는 철리(哲理)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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