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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언젠가는 부를 수 없는 이름

지역뉴스 | | 2019-05-04 14:14:54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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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란 울타리에선 격식적이거나 상하관계 위주 호칭보다는 친근미가 느껴지는 호칭이 끈끈한 밀착감의 농도를 더해준다. 가정에서의 가리킴 말이나 부름말로는 엄마 아빠가 당연히 우선순위로 매김될 수 있다. ‘엄마, 아빠’라는 말이 처음으로 아기의 입술에 올려질 때, 그 기쁨과 환희가 엄마 아빠의 가슴을 얼마나 감동하게 했던가. 세상 공기를 호흡한지 얼마되지 않은, 말을 배우지않은 어린 아기의 입에서 가장 신선하고 순수한 부름에 얼마나 감복하며 가슴 뛰어했던가. 엄마 아빠라는 가슴뭉클한 감명적인 소리 속에는 가족이라는 품이 있고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뿌리로 존재하는 것이라서 그 첫 희열이 잊혀지지 않고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가보다. 엄마 아빠라는 순결하고 맑은 소리는 정결한 옹알이이듯 어쩌면 기척하듯이 들리는 천상의 소리로 들린다. 음성학이나 억양, 음폭, 음역 같은 것과는 상관지을 이유조차 없는 소리의 되돌림이요 순전의 기성(起聲)이다. 아기들의 생각없는 투레질에도 부모들의 과잉반응은 숱한 에피소드를 만들고 원초적인 기본 소리내기가 아빠 엄마라는 소리로 발음되는 것을 언어 체계가 완성 안된 아기로 부터 부모를 지칭한다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섣부른 아기사랑의 욕심일 수도 있겠다 싶다. 아기들이 쉽게 발음될 수 있는 단어와 처음으로 가능한 발음과의 연관성도 고려해 봄직할 것 같다. 이러한 유사성은 어떠한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쉽게 발음될 수 있는 소리라서 언어학적 일련의 연결고리를추정해도 될 듯하다, 우연의 일치라 하기에는 언어학적 고찰이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된다. 

호흡이 후두를 거쳐 성대를 통과하면서 근육조직이 떨리는 진동 반응으로 소리가 음파를 만들고 입안에서 공명을 일으키며 입술로 밀려나오는 과정중 가장 단순한 소리가 엄마, 아빠로 전달되는 것이리라. 지구상의 많은 언어중에 엄마, 아빠라는 동일 발음이 언어의 공통점으로 존재하고 있다. 파파, 마마, 빠빠, 맘마로 발음이 비슷한 국가가 많음을 볼 수 있다. 영어의 ‘마마’라는 발음이 북경어에서도 ‘마마’이며 태국어로는 엄마를 ‘마’라고 부른다. 신기한 것은 인도 북부지방에선 어머니가 엄마로 아버지가 아뻐지로 삼촌을 삼쫀, 고모를 코모우로, 발음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 편이라 한다. 언어학자나 사학자들의 연구를 기대해보려 한다. 엄마 아빠라는 부름 하나만으로도 가족 대화법은 성립된다. 쉽게 부를 수 있음이요 언제라도 부를 수 있음이요 가장 친근하고 든든하며 괴로움도 기쁨도 영원히 함께하는 칭호이다. 기저귀가 불편하다는 신호만 보내도 얼른 갈아주고, 배가 고프다거나, 어떤 어려움도, 위험으로 부터도 지켜준다. 부르기만해도 달려와 주는 고마움과 미안함에 아울러 서운함까지도 덧입은 부름에도 아무 내색없이 항상 곁에 있어준다. 

엄마 아빠를 찾던 그 아기들이 세월의 흐름에 실려 엄마 아빠로 부름을 듣게되고 어머님, 아버님으로 호칭이 바뀌어가고 다시금 예쁜 손주들의 신비한 입시울에서 엄마 아빠를 부르는 소리를 듣게된다. 부모는 따뜻한 포옹, 작은 몸짓에서 움트는 사랑으로 커가는 자식을 지켜본다. 자식 또한 부모의 노고를 당연시 받아들이는 것은 이미 부모의 모습을 자신의 진면목으로 삼기로 했기에 제한없는 사랑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리라. 부모는 자식으로 부터 받은 상처일랑은 아예 묻어버리지만 자식은 조금씩 상처를 문제삼기 시작 하고 어른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랑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세상 파고를 함께 견뎌내는 끝 없는 항해를 하는 것이란 사실을 미쳐 깨닫지 못해서일 것이다. 가족의 정의는 혈육의 정으로 이어온 고유의 보편성과 영구성으로 맺어진 끈끈한 혈맥이다. 세상은 수시로 변해도 핏줄은 영원무구한 것으로 서로에게서 에너지를 공급받는 소중한 결속의 구심점이다.  

호칭의 여운은 외로운 넋두리가 되기도하고 애틋한 푸념섞인 하소연으로 호칭을 대신하기 시작한다. 부모가 나이들어가시는 것이 섭섭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정답고 오붓한 인생의 진수를 우려낸 맛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이라서 절절한 감회는 세월 더께 따라 더해가고 여음이 서리듯 북받치는 본능의 감각적 감성은 세대를 아우르며 마음 깊이 새겨지고 부모와 자식의 윤활유로 서로를 살피게 되고 응집력 또한 변천하고 전이된다. 엄마 아빠는 예사롭게 부를 수 있는 존칭이었고 언제라도 부를 수 있었던 이름이었지만 어느덧 함께 기댈 수 있는 날수가 짧아지면서 언젠가는 그 정겨움이 부를 수 없는 이름으로 회한의 부름이 되는 날이 다가온다는 것이다. 엄마 아빠를 절대적 존재로 의지해왔던 자식들이 무거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시간에 쫓기느라 부모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죄책감처럼 남겨두지는 않았으면 한다. 영원한 엄마 아빠 마음임을 기억해주길 바라면서. 언젠가는 부를 수 없는 이름이 산울림 처럼 가슴을 저격하는 날이 올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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