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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최병일 클라리온 스위트 둘루스 호텔 대표

지역뉴스 | | 2018-12-08 00: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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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성실과 정직으로 27년 이민생활 버텼어요"

리어카 행상서 호텔 대표로 '우뚝'

최병일 클라리온 스위트 둘루스 대표는 애틀랜타에 이사온지는 5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애틀랜타 한인사회 인사들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14년 동안 테네시주 멤피스에 거주하면서 멤피스 한인회장, 테네시 한인회연합회장, 민주평통 애틀랜타협의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동남부 한인사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재 동남부 한인회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1년여에 걸친 재단장을 마치고 지난 4일 둘루스 한인타운에 소재한 클라리온 스위트 호텔을 그랜드 오픈했다. 5일 아침 호텔에서 최대표를 만나 그의 이민생활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호텔 그랜드 오픈을 축하 드립니다. 소감 한 마디 부탁합니다.

“귀넷상의와 관광청 관계자, 한인사회 지도자, 교회 지인 등 너무 많은 귀한 분들이 와주셔서 준비한 음식이 모자라 급히 더 주문해야 했지만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향후 고객들에게 최선의 환대와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 한인들의 숙박 및 행사를 위한 프로모션도 준비했

습니다”

"1년여 리노베이션 끝에 오픈"

-클라리온 스위트 호텔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클라리온 스위트 둘루스는 대형 호텔 그룹인 초이스 호텔 인터내셔널에 속한 프랜차이즈로 이전의 컴포트 인에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초이스 호텔 그룹에는 어쎈드, 캠브리아, 컴포트 인, 컴포트 스위트, 슬립 인, 퀄리티 인, 메인스테이 스위트, 써버번, 이코노 로지, 로드웨이 인 등이 가맹돼 있고, 숙박과 사용에 따른 포인트 적립도 가능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호텔은 85개 룸이 완비돼 있고, 스낵바, 컨퍼런스룸, 피트니스룸, 수영장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아내인 우명희 여사와 아내의 언니와 동생인 우효숙, 우영이 씨 등과 공동으로 이 호텔을 인수했다. 그리고 동남부 한인회장단 일행의 숙박 경험을 듣고 올해 1월부터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공사를 벌인 끝에 최근 정식 오픈했다. 최 대표는 엄밀히 말하면 공동대표인 셈이다.

-이제 은퇴해도 되는 나이인데 호텔사업을 시작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39세에 미국 이민 길에 올라 26년을 쉬지 않고 달려 왔습니다. 일을 하면서 가능한 시간을 내어서 한인사회에 봉사하는 생활을 계속 했어요. 이 호텔이 한인사회의 만남과 교제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의 마음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고요. 현재는 일주일에 사흘만 나와서 청소도 하고 관리도 하고 있습니다. 호텔업이 궤도에 오르면 행복한 은퇴생활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호텔 궤도 오르면 은퇴"

-행복한 은퇴생활이란 어떤 것일까요.

“나름 열심히 일하면서 결심한 것이 하루라도 더 젊을 때 은퇴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도 더 배우고 싶고, 제가 한자 쓰기를 좋아해서 붓글씨도 배우고 싶습니다. 제가 젊어서부터 독서를 좋아했는데 좋아하는 책들도 많이 읽고 싶습니다. 지금은 톨스토이와 도스도예프스키 명작들을 읽고 있어요. 또 고생한 아내와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의 얘기처럼 최 대표는 독서광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서점에 들러 책을 사서 모아뒀는데 자택 서고에 꽂아둔 책이 웬만한 학자보다 많단다. 최 대표는 윤리교사 출신이다. 청주고, 공주사대를 나와 충북에서 13년간 교편을 잡다가 이민 길에 올랐다. 대학원에서는 심리상담을 공부했다. 양호교사였던 아내도 교사 시절에 만났다. 슬하에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큰 아들과, 미국에서 IT 분야에 종사하는 아들을 두고 있다.

뉴저지서 구두수선으로 이민생활 시작 

-이민 초창기 얘기 좀 해주세요.

“1992년 3월 뉴저지 체리힐로 와 구두수선 일을 배웠어요. 그리고 그 해 8월 애틀랜타 던우디에 와 창업하려다 포기하고 세탁소 일을 배웠지요. 그 다음해 미시건주 디트로이트로 이사해 흑인몰에서 리어카 좌판 놓고 패션시계 장사를 했어요. 시카고에 계시던 좋은 도매상을 만나 물건값이 2,000달러 밖에 없었는데 신용으로 3,000달러치 물건을 더 줘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뉴욕 수입업자 루트를 개발해 최신 패션시계를 남들 보다 빨리 구매해 팔다보니 장사가 꽤 잘됐습니다. 5.99달러에 물건을 가져와 19.99에 팔았으니 수익도 좋았어요. 물건 포장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당시 고급 예물시계에 쓰는 시계박스를 같이 주니 인기가 폭발했어요. 3년간 좌판 장사를 해서 사업 밑천을 마련했어요”

이후 최 대표는 메릴랜드 닭공장에 취업해 1년간 일하며 영주권 문제를 해결했다. 방문비자로 와 눌러앉은 경우라 늘 불안한 처지여서 영주권을 받았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고 했다. 영주권 취득 후 최 대표는 몰 안에 가게를 정식으로 임대해 시계보석점을 열었고, 곧이어 흑인의류점도 경영했다. 이 때 미시건한인상공인협회 회장직도 맡아 봉사했다.

-잘 나가던 디트로이트 생활을 접고 왜 멤피스로 이주하셨나요.

“2001년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이 쇠퇴의 길로 들어서면서 경기가 엉망이 됐어요. 흑인들이 쓸 돈이 없어진거죠. 그래서 2003년에 쥬얼리 가게를 팔고 애틀랜타에 와 세탁소를 해보려 했어요. 그런데 애틀랜타도 한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세탁소 가격 거품이 심했어요. 그래서 2004년부터 테네시 멤피스에서 세탁소를 시작했어요”

"52살에 세탁업...5년 만에 빚 다 갚아"

-쥬얼리, 의류사업에서 세탁소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요.

“세탁업을 시작할 때 제 나이가 52세였어요. 새벽 5시에 기상해 모르는 기술 전수 받으러 다니고, 아내와 죽도록 일했죠. 드라이브 쓰루 서비스로 유명한 미국인이 운영하던 세탁소를 인수했는데 처음에는 세탁소에 대해 잘 모르니 종업원들한테도 무시를 당했어요. 세탁소 인근 7개 호텔 투숙객을 위한 세탁서비스도 했는데 시간 문제로 거의 밤샘작업이 다반사였지요. 또 세탁소를 살 때 자기 건물을 갖고 있던 것을 SBA 융자를 받아 샀는데 은행의 반대를 무릅쓰고 융자기간을 5년으로 해 2009년에 다 갚아버렸어요. 그리고 나머지 소소한 빚도 2011년에 다 갚아버렸죠. 그래서 2008년 이후 시작된 미국의 대경기후퇴 기간에도 버틸 수 있었어요”

-멤피스에서 세탁협회, 한인회 일도 하셨지요.

“세탁협회장을 하면서 제 살 깎기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기술공유, 공동구매에 앞장섰죠. 2014년에 멤피스 한인회장을 맡아 봉사했고, 지난해에는 테네시 한인회연합회장으로 일했습니다"

-한때는 한국으로의 귀국도 생각했다면서요.

“2011년  빚을 다 갚고 나니 애들도 다 컸고 해서 한국으로 영주 귀국해 전원생활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과실나무 공부도 그 때 많이 했고, 실제 한국으로 땅보러 다니기도 했어요. 그러나 자식들이 이곳에서 자랐고 여기서 살고 있는데 쉽게 떠나기 어려웠어요”

"건강·근면·정직은 내 이민생활 근간"

-이제 애틀랜타에 정착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오셨어요.

“애틀랜타가 아마 마지막 장소가 될 것 같아요. 나그네처럼 많이도 이사 다녔지요. 그래도 가는 곳마다 잘 적응했어요.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인맥도 좋게 잘 맺었고요.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이사장도 하고 있는데 다른 회장님들이 다 타주 혹은 타지에 살고 있으니 제가 이곳에서 임원들과 잘 협의하고 도우라고 해서 맡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27년 이민생활에서 지켜온 인생의 핵심가치가 있었나요.

“이민생활은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건강하지 못하면 일도 못하고 뭘 이룰 수 없지요. 다음으로는 근면성실해야 합니다. 열심히 살아야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정직입니다. 사업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정직하지 못하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건강, 근면성실, 정직, 이 셋은 제가 이민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가치였습니다” 조셉 박 기자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들> 최병일 클라리온 스위트 둘루스 호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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