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 일명 '캐러밴'(Caravan)의 입국을 막겠다고 공언한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의 국경 지대에 군인 7천명을 사전 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3일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 공항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오늘 밤 국경에 군대를 보낸 것을 보았느냐"며 "젊고 훌륭한 군인들이 (국경에) 철조망을 두르는 것을 봤다. 철조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러밴 무리 중에 "나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그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중간선거 최대 이슈로 연일 부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에 군대까지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달 31일에는 파견될 군 규모가 최대 1만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북부사령부 마이클 쿠차렉 대변인에 따르면 배치된 군인들은 3일부터 국경에 철조망을 두르는 작업을 시작했다.
7,000 여명은 이미 파견돼 있는 2천100명의 주방위군에, 이번에 추가 배치되는 현역 군인 5,239명을 합한 숫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같은 군 배치 계획을 실행하는 데 총 2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방위군과 현역군에 더해 민병대도 자발적 가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러밴의 미국행에 대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이들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하자, 민병대와 국경 자경단이 마치 대통령의 요청에 응답하듯 소총과 텐트, 드론(무인기) 등 관련 장비들을 챙겨 행동 개시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병대와 자경단의 국경지대 출현은 사전에 군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여겨져야 할 사안이라고 WP는 지적했다. 군은 보고서에서 약 200명의 민병대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들에 의한 약탈 등의 행위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러밴 저지 철조망 설치 멕시코 국경에 파견 배치된 미군 장병들이 2일 텍사스주 맥앨런 인근 국경 지역에서 이민자들의 월경을 막기 위한 철조망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