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ABT 주연 신고식… 아무 기억 없어요”
세계적인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ABT)의 한인 발레리노 안주원(25)씨는 이번 시즌 ABT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발레 ‘라 바야데르’의 전사 솔로르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ABT 코르드 발레(군무)로 입단한 지 4년 만에 정상급 발레리노 반열에 오른 발레리노 안주원씨와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발레 ‘라 바야데르’(La Bayadere)의 전사 솔로르(Solor)로 주역 신고식이 치렀는데
▲지난 5월30일과 6월2일 뉴욕 메트로폴리탄극장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습니다. 준비를 많이 해서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첫 무대는 정말 아무 기억이 안나요.
- 세계 정상급 발레단 무대에 주역으로 선 소감은
▲처음 공연 이야기를 들은 게 대략 6개월 전이었어요.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 공연날짜도 3개월 후 일정이어서 마음에 확 와 닿지도 않았고… 그러다가 두 달 전쯤부터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ABT입장에서는 시간을 상당히 많이 준 편이래요. 굉장히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총 2회의 공연을 했는데 첫 번째는 기억이 안날 정도로 긴장했고 두번째는 첫 무대보다는 훨씬 쉽게 잘 마쳤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한인 무용수들의 활약이 대단한데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노력과 열정이에요. 지금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배들을 보면 학교 다닐 때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아무래도 몸을 사용하는 직업이다 보니 역시 ‘꾸준함과 기다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또, 몸의 크기는 작지만 한국인이나 다른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동양인들을 보면 요즘은 서양인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 몸이 예쁜 서양인들이 아직 더 많은 편이지만 신체능력은 과거보다 많이 따라왔어요.
- 2014년 ABT 입단 얼마 후에 코르드 발레로 소개됐다. 많은 노력이 따랐을 것 같은데
▲발레야 워낙 예전부터 해오던 거고 전 세계 어딜 가도 비슷하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다만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본래 1년이 교육과정이었는데 6개월 후 곧바로 코르드 발레 명단에 올랐어요. 미국에 와서 가장 기뻤던 날 같습니다. >
■ 발레리노 안주원
원주 출생. 2006년 발레를 시작, 선화예고를 졸업했다. 2008년 서울발레콩쿠르 금상, 2011년 제41회 동아무용콩쿠르 금상을 차지했으며 2012년 한국종합예술학교 무용과에 입학해 마리우스 프티파의 작품 ‘슬리핑 뷰티’ ‘파퀴타’ ‘레이몬다’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 등의 공연 무대에 섰다. 2012년 제25회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콩쿠르 시니어부문 3위, 2013년 뉴욕에서 개최된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금메달을 수상해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후 아메리칸 발레 디어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전사 솔로르로 주역 데뷔를 한 안주원씨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공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