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다. 즉 본인도 어떤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남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하다보면 상대방을 잘못 인도하는 것은 물론 본인의 체면도 구기는 일이 생기게 된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서 학부모가 제대로 교육용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입시교육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다보면 자녀를 그릇되게 인도할 수 있으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도 교육용어 등을 공부해야 한다.
새로운 교과과정인 공통학습기준 등의 시행으로 학부모들이 자녀를 지도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기초적인 교육용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재정보조에 관련된 전문 용어들도 많이 있는 지라 상식적으로 이를 알고 대처해야 실수가 없게 마련이다. 입시 용어도 SAT와 ACT는 물론, 단계를 약간 높여서 조기 전형방식인 얼리 액션 등 알아야 할 교육용어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자녀들에게 용어를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이를 정확하게 알아야 자녀 지도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많이 알수록 자녀가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학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학입시 전문용어들과 상식 등을 소개한다.
■ 어드미션 폴더
학생이 대학에 지원하면 대학들은 학생과 관련된 모든 서류들을 어드미션 폴더 안에 보관한다. 이를 토대로 합격, 불합격, 또는 대기자 명단 여부가 결정된다. 어드미션 폴더에 들어가는 기본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입학원서(Application)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립대 지원을 위한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와 9개 UC계열 대학에 지원하는 UC 원서(UC Application)를 온라인으로 작성해 제출하게 된다. 입학원서에는 개인 신상정보와 에세이가 포함된다. 입학원서에서 학생이 가장 강조해야 하는 부분은 에세이다. 에세이는 학생이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로 보면 된다. 지원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경험을 했으며,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전달하는 도구이다.
2. 학업성적(Academic Record)
어느 대학에 지원하든 입학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등학교 학업성적이다. 학생이 택한 과목들, 클래스에서 받은 성적이 성적표에 들어가며 이 성적표에 나타난 정보를 토대로 석차(class rank)가 정해진다. 일부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석차를 부여하지 않는 정책을 사용한다. 성적표는 학생이 알아서 지원한 대학에 보내야 한다.
3. 시험점수(Test Scores)
일반적으로 SAT I, SAT II(서브젝트 테스트), ACT, AP 테스트를 말한다. 최근 들어 학생들이 치르는 다양한 표준시험 점수가 학생의 대학 수학능력을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들은 표준시험 점수를 요구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은 SAT I 또는 ACT, SAT II를 요구한다.
■ 재정보조(Financial Aid)
재정보조는 학생들의 학비를 돕기 위한 장학금, 융자, 보조금 등을 총괄하는 재정보조를 말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드는 비용은 상승곡선을 그리지만 비용이 오르면 오를수록 재정보조를 타낼 확률 또한 높아진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사립대학들이 오히려 넉넉한 재정보조 패키지를 제공한다. 입학사정 또한 재정보조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대학 재정보조 사무실은 학생의 합격이 확정된 후 재정보조 심사를 진행해 결과를 통보한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데 재정보조가 필요할 경우 액수가 크든, 작든 다양한 정부기관과 대학, 로컬기관에서 도움을 준다.
1.FAFSA(연방 무료 학비보조 신청서)
FAFSA는 연방 정부 그랜트(펠그랜트), 융자(퍼킨스, 스태포드, PLUS) 등을 신청하기 위해 모든 학생 및 학부모들이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이다. 공식 웹사이트(www.FAFSA.ed.gov)를 통해 작성하면 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무상 학자금 보조 프로그램인 칼그랜트(Cal Grant) 신청을 위해서는 3월2일(이 날이 주말인 경우 바로 다음 월요일)까지 서류를 접수시켜야 한다.
2. CSS 프로파일(CSS Profile)
CSS 프로파일은 연방 정부와는 상관없는 각종 그랜트, 장학금, 융자 등을 신청하기 위한 서류로 칼리지 보드 웹사이트(www.collegeboard.org)에 들어가 작성해야 한다.
현재 미국 내 350여개 대학에서 CSS 프로파일을 요구하고 있는데 서류제출 마감일은 대학마다 다를 수 있다. CSS 프로파일은 문항수가 많고 FAFSA보다 더 구체적인 재정관련 정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작성해야 한다.
대학마다 우선 접수일(priority filing date)이 다를 수 있으므로 지원한 대학 재정보조 사무실에 연락해 언제 서류를 접수시키는 게 좋은지 확인하도록 한다.
3. Merit-Based Aid(우수생에 지급되는 장학금)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적, 재능, 탤런트, 능력, 기여도에 의해 지급되는 재정보조이다.
사립대학들이 우수한 학생 유치를 위해 필요보다는 메릿에 의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때로는 인종도 수혜대상 선정에 고려되며 일반적으로 우수생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의 형태이다.
4. Need-Based Aid
(가족 수입·지출 따라 보조)
가족의 수입과 지출에 따라 필요에 의해 지급되는 재정보조이다.
5. Federal Pell Grant
(연방 정부 무상보조)
가장 필요한 학생에게 지급되는 연방 정부의 무상보조이다. 융자와는 달리 갚을 필요가 없다. 중산층 가정의 자녀에게는 거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6. Perkins Loan(연방 정부 융자)
필요에 의해 지급되는 연방 정부 학비융자이다. 재학 중일 때는 이자가 가산되지 않는다. 졸업 9개월 후부터는 갚아나가기 시작해야 한다.
■Expected Family Contribution
(EFC)
부모가 얼마만큼의 학비를 충당할 수 있는가를 말하는 부분이다. 정부와 대학 당국은 이를 기준으로 재정보조를 산출한다. 예를 들면 부모의 연소득이 10만달러인데 사립대학에 이미 재학 중인 자녀가 둘이나 있고 또 다시 입학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이 가정은 미국 기준으로 봐서 고소득층에 속하더라도 재정보조가 필요한 집안이다.
재정보조란 부모가 얼마를 벌고 있는가보다는 이 가정이 기존 생계비와 학비, 아픈 가족 병원비 등으로 얼마를 지출하고 있으며 이에 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얼마를 더 지출할 수 있는가에 따라 보조액수가 정해진다. 쉽게 말하면 필요하다면 채워 주겠다는 식이다. 나중에 대학 당국이나 사회, 커뮤니티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인재에게 투자하겠다는 개념이다. 통계에 따르면 재정보조를 받고 공부한 학생이 나중에 동문 기부금도 더 많이 낸다.
<2면에 계속·박흥률 기자>
<교육용어 모음>
한인 학부모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전문 용어들은 다음과 같다.
▲ACT
SAT와 함께 대학입시에 필요한 양대 표준시험이다. SAT와는 달리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가 출제된다. 만점은 36점. 요즘은 SAT에 응시하는 학생들만큼 ACT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가령 예를 들어 학부모들도 ACT가 어떻게 출제되며 “문제 유형이 어떻다”하는 정도는 알아야한다. 자녀를 ACT를 보게 하는 게 유리한지 아니면 SAT를 보게 하는 게 더 유리한지를 부모가 판단할 수 있다면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AP
‘Advanced Placement’의 약자로 AP 과목, AP 시험으로 양분된다. 일반적으로 AP 과목은 대학 1~2학년 수준의 과목으로 학생들은 해당과목을 수강한 뒤 5월에 실시되는 AP 시험을 치르게 된다. AP 시험점수는 1~5점으로 합격점은 3점 이상이다. AP과목을 선택할 때에는 자녀의 실력과 적성에 맞게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자녀의 능력을 무시하고 무조건 많이 들었다가 제대로 핸들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녀의 기만 죽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College Board
대학들과 고등학교들이 멤버로 가입된 협회가 감독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SAT I & II, PSAT, AP 시험 등을 주관한다.
▲Common Application
미 전체 수험생 가운데 25% 이상의 학생들이 7군데, 혹은 그 이상의 학교에 지원서를 내고 있다.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매우 많은 지원서를 중복 작성하게 하므로, 이런 경우 Common App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미국 내 517개 대학이 사용하는 커먼 앱이라 불리는 공통지원서는,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대학을 비롯한 탑 명문대학이 포함되어 있는 대학 입학 및 편입을 위한 공통지원서이다.
▲Common Core Standards(공통 학습기준)
공통 학습기준은 커리큘럼이 아니다. 공통 학습기준이란 말 그대로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학습 기준이자 목표이다. 또한 연방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공통 학습기준은 전국 주지사협회(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가 전국 학교 임원회(Council of Chief State School Officers)와 함께 협력하여 만든 것이다.
공통 학습기준의 시행은 미국의 교육이 실용적인 면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부 주를 제외한 미 전국에서 초·중·고교의 공통 학습기준(Common Core State Standards Initiative)이 시행되면서 표준학력고사까지도 크게 바뀌게 있다.
▲Early Action(EA)
조기전형 지원방식 중 하나로 여러 대학에 EA로 지원할 수 있으며 합격해도 등록할 의무는 없다. EA를 활용하더라도 한 개의 대학에는 ED로 지원할 수 있다.
▲Early Decision(ED)
조기전형 지원방식 중 하나로 단 한 개의 대학에만 ED로 지원 가능하며 합격하면 등록해야 한다. ED를 택할 경우 EA로는 다른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다.
▲EFC(Expected Family Contribution)
대학생의 학자금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액수를 나타낸 것으로 FAFASA에 기입된 정보에 따라 연방 정부가 정한 공식에 따라 학자금 보조 보고서(SAR)를 통해 전달된다.
▲Gap Year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진학을 미루고 고교졸업 후 휴식을 취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재충전하는 시기를 말한다.
▲PSAT
11학년생들이 보는 표준시험으로 학생들은 내셔널 메릿 장학금에 도전하기 위해 이 시험을 치른다. SAT I 연습시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 PSAT 시험을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4년 장학금 혹은 2년 장학금 등의 혜택을 볼 수 있고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Regular Decision
보통 사립대 정시지원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매년 1월1일까지 정시 지원원서를 마감한다.
▲Rolling Admission
수시전형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를 채택하는 대학들은 정원이 찰 때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SAT I
SAT 만점이 1,600점이며 시험은 읽기와 쓰기(Evidence Based Reading and Writing), 수학(Math), 작문(Essay) 등 3개 영역으로 구분하되 에세이 영역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SIR(Statement of Intent to Register)
UC 입시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등록의사‘를 뜻한다. 최소 한 개의 UC 캠퍼스에 합격할 경우 5월1일까지 진학을 결정할 캠퍼스에 SIR을 전달해야 한다.
<잘못알고 있는 상식모음>
■ SAT나 ACT 성적이 좋으면 명문대입학이 보장된다
SAT나 ACT 등 표준학력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명문대에 가는 데 당연히 유리하다. 그러나 SAT나 ACT만점이 명문대 입학을 보장하진 않는다. 보통 이민 초기 가정의 경우 한국의 수능을 생각해 SAT 등 표준학력고사에 치중해 자녀에게 대입을 준비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의 대학입시 제도는 표준학력고사와 학교성적, 과외활동, 에세이 그리고 커뮤니티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SAT 만점이 소위 명문대 입학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단지 합격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뿐이다. 따라서 SAT에서 원하는 성적을 못받았다고 해서 만점을 받기위해 학원에 다니면서 다른 과외활동이나 에세이 등에 등한시할 경우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미국은 전인교육을 중요시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공부만 잘 한다고 해서 명문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AP과목은 많이 들을수록 좋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 가운데서 명문대에 합격하기 위해 AP과목을 무조건 많이 수강하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명문대는 AP 과목을 많이 수강한 학생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학업면에서 도전적이면서 학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AP과목의 수강은 객관적인 척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P과목을 너무 많이 수강하게 되면 제대로 된 시간 배분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 물론 정규과목에서 A를 받는 것과 도전적인 AP과목에서 B를 받는 것은 거의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명문대 입학생들의 수기를 읽고 의욕에 넘쳐서 자기 능력에 넘치는 AP 과목을 신청해 좋지 않은 결과를 낸다면 이는 정규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낼 수 있다. 자기 능력과 상황에 맞는 AP과목 수강이 수험생에게 유리하며 학업에 대한 의욕도 고취시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 학비보조신청은 영어 잘 하는 자녀들에게 시킨다
요즘은 학비보조신청이 상당히 힘들어졌다. 예전에 비해 전문 용어도 많이 나오는 데다가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의 형편에 맞는 재정보조를 받기가 힘들다. 특히 부모들의 수입과 재정형편과 관련해 물어보는 질문들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복잡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재정보조를 준비하기위해서는 수년전부터 미리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으며 학비보조를 잘 해주는 학교들도 사전에 리서치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IRS와도 자료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의도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재정 정보를 기입할 경우 두고 두고 곤욕을 치룰 수 있다. 자녀들이 영어를 잘 하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재정보조신청을 맡기는 것은 한 마디로 무모한 행위이다. 재정보조전문가는 물론 공인회계사와도 현재의 재정상황을 잘 상의해 대학입시 못지 않게 중요한 학비보조 신청에 만전을 기해야 자신이 원하는 드림스쿨에 합격하고도 눈물을 머금고 이를 포기하는 최악의 사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 용어 등을 잘 이해하고 급변하는 교육환경을 제대로 이해해야 자녀들에게 적절한 대입 가이드를 할 수 있다. 한인 학부모들이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본보 주최 칼리지 엑스포에서 교육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