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드·집 제공... 관광 안내까지
이민생활 빠듯한데 접대에 한숨
방학과 본격적인 여름철 휴가철을 맞아 한국에서 애틀랜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을 맞는 한인들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
동남부지역은 뉴욕이나 LA 등과 같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면서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가까운 해안가 명소들과 역사 관광지가 많아 여름이면 한국에서 방문객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인들도 친척이나 지인 등 손님접대를 위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을 머무르는 손님들을 맞이하자니 시간적•경제적 부담은 물론 육체적•정신적 피로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최근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는 J씨는 "몇 달 만에 부모님이 한국에서 방문하셨는데 사업 진행에 있어 차질이 생겨 걱정이다"라며 "창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웹페이지 업데이트 등 필요한 과정을 시간에 쫓겨 진행하지 못해 사실상 잠정 폐업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학교들이 본격적인 방학시즌에 돌입하면서 언어연수 및 미국여행 희망 자녀 방문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스와니 거주 중년 한인 K씨는 "한국에 있을 때 제일 친했던 친구가 최근 아이 둘을 어학연수 보내려고 하는데 홈스테이가 가능하냐며 연락이 왔다"며 "현재 아내와 자식들이 학업으로 인해 타주에 나가있어 사정상 집을 렌트 놓고 원베드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처지를 설명했는데도 괜찮으니 잠만 재워달라며 부탁해와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K씨는 제작년 비슷한 부탁을 받고 홈스테이를 허락했다 되려 지인으로부터 핀잔을 들었던 경험이 있어 더욱 신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친척의 부탁으로 조카의 어학연수 부탁을 받고 홈스테이를 제공했던 K씨는 조카가 한쪽 팔 전체를 문신으로 도배하고 술에 취해 외국인 친구와 함께 집에 들어오는 등 무례한 행동을 계속하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친척으로부터 "애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했냐"며 매도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K씨는 "이번에도 괜히 돕고자 하는 마음에 허락했다 소중한 친구를 잃게 될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본인이나 가족이 감당할 수 없다면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며 "미안함과 서운함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