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공급사 트럭 실수
타운주유소 잘못 채워
운행중 시동 꺼져
고객들 신고 잇따라
LA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한인 운영 주유소에서 유류 공급업체 측의 실수로 개솔린(휘발유)과 디젤이 뒤바뀌어 저장되는 바람에 이를 모르고 주유 차량들이 일부 고장을 일으키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9일 한 한인 운전자는 지난달 26일 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교차로에 위치한 쉘 주유소에서 주유를 한 뒤 차량이 갑자기 운행 도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해 정비소를 찾았다가 개솔린 대신 디젤유가 들어가 생긴 문제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본보에 밝혔다.
이 운전자는 “아무 이상이 없던 차가 주유를 마친 뒤 운행 도중 이상한 굉음을 내더니 갑자기 멈췄다”며 “토잉 트럭을 불러 아는 정비소에 차량을 맡겼는데 개솔린 차량에 디젤이 들어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디젤 차량을 모는 또 다른 운전자도 이 주유소를 이용한 뒤 역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확인한 결과 개솔린이 잘못 주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가 해당 주유소 측에 확인한 결과 지난달 25일 밤 정유업체 측 유조차가 이 주유소 저장 탱크에 유류를 주입할 때 실수로 수퍼(super) 등급 개솔린과 디젤(diesel)을 서로 바꿔넣는 바람에 이같은 혼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윌셔-버몬트 쉘 주유소의 해리 한 사장은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5일 밤 정유업체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은 뒤 다음 날 아침인 26일 우리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뒤 차량이 갑자기 멈췄다는 한 고객의 신고를 받았다”며 “본사에 관련 사실을 보고한 뒤 영업을 일시 중지하고 조사를 한 결과 공급 업체 측의 실수로 수퍼 등급에 디젤이, 디젤에는 수퍼 등급의 개솔린이 바뀌어 공급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1차 조사 결과 25일 자정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수퍼등급 개솔린이나 디젤을 주유한 고객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나왔다”며 “현재까지 피해 문의는 10여건으로, 피해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피해는 본사 차원에서 모두 보상 조치를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료를 잘못 넣는 혼유 사고가 난 뒤 시동을 걸지 않으면 연료통만 청소하면 된지만, 시동을 걸고 운행했을 경우에는 엔진과 연료 관련 부품을 바꾸는 등 수리를 해야 한다.
J&S 원스탑 오토 리페어의 존 김 대표는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주유 후에 바로 혼유 사고를 알게 됐다면 연료탱크만 세척하거나 교체하면 돼 수리비가 적게 들지만 혼유 사고를 뒤늦게 알아서 시동을 켜고 차를 운행했다면 이미 엔진까지 흘러들어가 연료계통 부품을 통째로 교체해야 해 수리비가 많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리 한 사장은 “차량 연료탱크에 일정량이 차있는 상태에서 혼유 주입을 하면 기름에 층이 생겨 문제점이 나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지난달 25일 자정에서 26일 오전 사이에 저희 주유소에서 수퍼 등급 개솔린이나 디젤을 주유한 고객들의 경우 반드시 정비업소에서 점검을 받고 문제가 있으면 즉시 연락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철수 기자>
유류 공급업체의 실수도 수퍼등급 개솔린과 디젤이 바뀌어 주유되는 사고가 발생한 LA 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코너의 쉘 주유소 모습.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