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충성서약·수사중단 요구’매춘 의혹 첩보까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연방 상원 청문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과 충성 맹세 요구가 사실이라고 문서를 통해 전격 공개하고 나섰다.
코미 전 국장의 이같은 ‘폭탄 증언’은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코미 메모’의 핵심 의혹들이 코미 전 국장 본인의 말로 직접 확인한 것인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매춘부 관련 의혹 첩보를 거론한 내용까지 가감없이 포함시키면서 일파만파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 대로라면 이는 대통령 탄핵 사유인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는 게 대부분 헌법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여서, 이번 코미의 증언이 과연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여젖힌 ‘판도라의 상자’가 될 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러시아 수사 중단 요구
코미가 이번 서면증언에서 밝힌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내통 의혹을 풀 열쇠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는 증언이다. 사실이라면 사법방해죄, 매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 코미와의 백악관 만찬에서 “플린은 좋은 사람(good guy)이고 많은 일을 헤쳐왔다. 플린은 러시아인들과의 통화에서 잘못한 게 없지만, 부통령을 오도했을 뿐”이라며 “이 일에서 손을 떼고 플린을 놔주기를 바란다. 이 일에서 손을 뗐으면 한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미는 “플린은 좋은 사내”라고만 답한 채 더는 반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충성맹세 요구도 사실
코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는 설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코미는 당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무려 네 차례나 ‘충성심’이란 단어를 쓰며 압박을 가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만찬 말미에 또다시 ‘충성심’을 강조했다는 게 코미의 주장이다.
코미는 이 서면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지난 4월11일까지 넉 달간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 직접 만나고, 여섯 차례 사적인 통화를 한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해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 매춘부’ 언급까지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자신의 임기 초반 드리워진 ‘먹구름’에 비유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매춘부 의혹을 담은 첩보 내용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내용까지 언급했다.
코미는 서면증언에서 ”지난 3월30일 통화에서 대통령은 ‘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에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정권의 정통성에 암운을 드리운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FBI가 앞장서서 제거할 방안이 있느냐는 ’노골적인 은폐 지시‘를 내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러시아와 아무 관계가 없고, 러시아의 매춘부들과 관계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3년 모스크바의 한 호텔방에서 러시아 매춘부와 함께 있었고 이 장면을 담은 자료 때문에 러시아에 약점을 잡혔을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은 영국 정보요원의 첩보 메모를 거론하며 정면 부인한 것이다.
<김종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