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자주 삐끗하거나 지속적으로 요통에 시달린다면 퇴행성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 디스크는 노화나 반복적인 외상 등으로 디스크가 약해지고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요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고, 디스크 자체가 파열될 수도 있다.
한 병원이 30~40대 요통 환자 54명(협착증 등 다리 방사통 제외)의 동반 질환을 조사한 결과, 78%(42명)가 퇴행성 디스크였다.
퇴행성 디스크와 허리통증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형기 순천향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퇴행성 디스크 환자 가운데 만성 요통 환자의 비율이 높다”며 “하지만 퇴행성 디스크라고 해서 반드시 허리 통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디스크 노화가 본격화하는 30~40대에 요통이 심하게 나타나면서 빈도도 늘어난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 등도 허리에 스트레스를 가하면서 퇴행성 디스크 증상을 유발한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7.9시간을 의자에 앉아 생활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여성도 퇴행성 디스크 발병이 잦다.
허리 디스크 퇴행은 관리가 중요하다. 박 교수는 “퇴행 정도를 좌우하는 주 인자는 유전인데, 이는 치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근력 운동으로 허리를 튼튼히 하라”고 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수영, 걷기 등 운동과 함께 체중 조절 등 방법으로 관리하면 요통 빈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요가, 스트레칭 등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이 많은 운동은 안 좋다. 장상범 분당척병원 원장은 “디스크가 변성되면 회전 운동이나 허리를 반복적으로 구부리는 동작에 취약해진다”며 “유연성을 기른다고 스트레칭을 하다 외려 디스크가 파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퇴행성 디스크는 자기공명영상(MRI)로 확진을 한다. 치료는 다양하다. 우선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신경블록, 신경차단술)는 디스크 탈출로 염증이 생긴 신경뿌리에 스테로이드를 묻혀 염증을 줄인다. 2~3회 정도 치료하면 2~3개월 동안 방사통이 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