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의 외길 외교관 여정 마침표
한인사회 규모에 맞는 리더 필요
서상표(사진) 애틀랜타 총영사가 임기를 마치고 오는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2023년 7월 애틀랜타 부임 후 꼭 2년만이다. 서 총영사는 오는 6월 30일자로 정년퇴임이 예정돼 있다.
33년 동안의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는 서 총영사는 자신이 외교관 직무연수를 하던 1995-1996년에 비해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규모와 위상이 매우 높아졌음을 총영사 재직중 느꼈다고 말했다.
조지아 주정부는 물론 미 주류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음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인 동포사회와 한인 동포기업, 미국 진출 한국기업 등이 그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매우 커졌다”며 “지난 4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역량을 보면서 한인사회의 저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적 측면 외에도 조지아에서 한인 정치인 주의의원, 한인 시장 등이 배출되고 차세대 전문인이 많이 배출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한인사회의 지도자들의 사고도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인사회의 발전에 비해 한인 리더들의 사고도 좀 더 유연해지고 넓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한인사회의 규모에 맞는 규칙과 협력,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애틀랜타 한인회 문제로 동포사회가 시끄러운 부분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서 총영사는 “결국 한인회 문제도 몸은 커졌는데 신발이 안맞듯이 규모에 맞지 않는 사고, 룰, 리더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인회가 조속히 제자리를 찾고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한인회 문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쉽다고도 말했다.
서 총영사는 또한 “한인회관은 동포들이 주인이며, 한인회가 독점할 때는 지났다”며 “별도의 관리기구를 설치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옛날에는 한인회관에서 거의 모든 행사를 해 찾아오기가 쉬웠는데 이제는 한인회관이 아닌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느라 힘이 좀 든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서 총영사는 동포사회와 한인 기업들의 많은 진출에 걸맞게 애틀랜타 총영사관도 물리적 공간과 인원이 확충돼야 하는데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서 총영사는 재임중 동포들과 가까이하면서 되도록 많이 동포 행사에 참석하고 동포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총영사는 은퇴 후 조금 쉬다가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언젠가 애틀랜타를 다시 방문해 지인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서 총영사는 서울대 신문학과 졸업 후 제27회 외무고시를 합격해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이후 OECD 1등 서기관, 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국립외교원 교수부장, 파키스탄 대사를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부임해 일하다 이번에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총영사관은 허지예 정무담당 영사가 총영사 직무대리를 맡아 운영하며, 8월에는 부총영사가, 10월에는 새 총영사가 부임할 전망이다. 박요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