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악재 하루 16.4원↑
15년 9개월래 최고치
유학생·주재원 등 고통
한국 방문자들은 희소식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19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야간거래에서는 오름폭이 약간 둔화돼 1,44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19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야간거래에서는 오름폭이 약간 둔화돼 1,44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왜 이리 뛰나
연초 1,300원대 초반에서 출발했던 환율은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1,400원 선을 돌파했다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야간거래에서 일시적으로 1,440원을 넘었다. 최근엔 1,430원대에서 움직였다. 그러다가 18일 금리 인하를 발표한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으로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을 거듭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2년 1개월만에 최고치인 108.17을 기록했다.
이처럼 환율이 계속 급등하자 미국내 유학생들과 주재원 등의 ‘패닉’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반면 수입업계와 한국을 방문하거나 송금을 하려는 미주 한인들은 높아지는 달러 파워를 반가워하는 등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환율에 울고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생활하는 기러기 가족과 유학생, 주재원 입장에서는 매일같이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이 야속하기만 하다. USC에 재학중인 오모(21)씨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 설 때만해도 설마설마했다. 오늘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앞으로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것 같은데 잠시 휴학하고 군대에 갔다오는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 보셨다“고 전했다.
올해 초 한국에 있는 부동산을 처분한 유모(61)씨는 양도세를 낸 나머지 금액을 일단 한국의 은행에 예치해 놨는데 환율이 계속 오르자 송금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그는 “연초 환율이 1,300원 초반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50원 이상 올랐다”며 “더욱이 한국에서 송금할 때는 더 높은 금액으로 계산돼 언제쯤 한국에서 돈을 가져와야 할 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환율에 웃고
이에 반해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에게는 이같은 원·달러 환율 급등이 희소식이다. 달러 강세로 생긴 환차익으로 수입 대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 여행을 계획 중이가나 송금을 하려는 한인들은 강달러의 위력을 체험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한달간 한국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는 조모(47)씨는 “한꺼번에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대신 환율이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바꿔 사용하고 카드 결제시에도 원화 결제방식을 선택하면 여행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매달 일정액을 송금한다는 우모씨는 “돈을 보내는 입장에선 좋긴 하지만 경기침체에 환율 변동까지 겹쳐 힘들어 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전망은
증권가에서는 내년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도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 보고 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