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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이 밟았던 고통의 길을 그대로…영화 '하얼빈'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4-12-18 10:16:37

안중근,이토 히로부미,영화,하얼빈,우민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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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저격 여정 담아…사실적이고 건조한 연출

 

영화 '하얼빈' 속 한 장면/CJ ENM 제공
영화 '하얼빈' 속 한 장면/CJ ENM 제공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을 성공시킨 우민호 감독이 신작으로 '하얼빈'을 연출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이들은 "또 안중근 얘기냐"고 말하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는 너무도 익숙한 독립운동가인 데다 히트 뮤지컬 '영웅'과 이를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2022) 등 다양한 콘텐츠로 그의 이야기가 다뤄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얼빈'의 성패 여부는 대부분이 아는 스토리를 얼마나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할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 감독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구를 겨누기까지를 건조하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드라마틱한 전개를 내려놓는 대신 그가 밟은 고통의 걸음걸음을 생생하게 담았다.

안중근 캐릭터도 사뭇 다르다. 기존에 봐왔던 안중근이 뜨겁고 패기 넘치는 투사라면 '하얼빈' 속 안중근은 차가우면서도 인간적인 군인이다.

영화는 안중근(현빈 분)을 필두로 한 대한의군과 모리 다쓰오 소좌(박훈)가 이끄는 일본군 간의 전투 장면을 보여주면서 문을 연다.

함경북도 회령의 눈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들의 육탄전은 우리가 상상해온 영웅의 싸움과는 거리가 멀다. 살기 위해 칼과 돌로 상대를 죽이고 진창에서 뒹구는 모습에 눈이 절로 질끈 감긴다.

대한의군은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지만, 안중근이 모리를 놓아준 게 빌미가 돼 습격을 허용하고 많은 대원이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안중근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다.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최재형(유재명), 이창섭(이동욱)과 함께 거사를 도모하기로 다짐한 그는 이토가 도착할 예정인 하얼빈을 향해 떠난다. 여성 독립운동가 공부인(전여빈)도 이들을 돕는다.

로케이션 촬영 덕에 이 같은 과정은 매우 사실감 있게 그려졌다. 만주와 지형이 유사한 몽골과 옛 러시아의 건축양식이 남아 있는 라트비아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화 '하얼빈' 속 한 장면/CJ ENM 제공
영화 '하얼빈' 속 한 장면/CJ ENM 제공

 

제작비가 약 3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거대한 스케일을 보는 맛이 있다. 안중근이 꽁꽁 언 두만강을 건너는 장면은 몽골 홉스골 호수에서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 촬영됐고, 사막을 헤쳐 나가는 장면 역시 실제 몽골 사막에서 찍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등 할리우드 작품에 참여한 스튜디오 XM2가 드론 촬영을 맡았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듄' 시리즈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서 사용한 아리 알렉사 65 카메라로 전투신 등 주요 시퀀스를 촬영한 점도 눈길을 끈다. 1.90:1 화면 비율의 아이맥스(IMAX) 스크린에 최적화한 카메라로, 영상미가 살아 있다.

음악은 비틀스의 음악을 작업했던 영국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업해 만들었다. 영화가 '때깔'이 날 수밖에 없는 최고의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한 셈이다.

어지러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건 영웅이기 때문일까. '하얼빈'은 개봉을 6일가량 남겨둔 18일 예매 관객 수 15만명을 돌파하며 연말연시 흥행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12월 24일 개봉.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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