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 11월 30일 가족이 준비한 김용건 박사 추모식에 참석해 박사님과 함께 한국학교와 한인회관 공동 건립행사를 하면서 친분이 두터워졌던 추억을 돌아보며 인생무상을 실감했다. 김용건 박사는 한국학교 이사장과 한미장학회 동남부 지회장과 미주 한,미장학회 총회장과 명예회장을 역임 하면서 후학들의 교육을 위해 봉사한 숨은 공로자다. 필자와의 인연은 30년 전 한국학교 이사로 활동할 당시 송종규 이사장 후임으로 추대된 김용건 박사를 만나게 됐다. 투박한 경상도 문둥이 서민 스타일인 김박사는 취임하자마자 이사회를 개최하고 한국학교 교육기금 모금을 위한 이사들의 견해를 경청하면서 적극 추진했다.
필자는 한때 휴스턴 한국학교 이사회 주최 후원의 밤 행사를 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후원의 밤 행사를 건의한 것이 만장일치로 통과가 됐고 김박사는 필자를 행사위원장으로 추대해 한국학교 최초 후원의 밤 행사를 하게 됐는데 이사장인 김박사가 적극 돕고 후원한 까닭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후원금도 2만불 이상이었다. 그 당시 2만불은 거금이었다. 김박사는 필자보다 7년 이상 선배인데도 송구할 정도로 예우를 하고 어렵고 힘든 일들을 직접 다하면서 행사가 끝난 후 청소와 쓰레기까지 정리를 했다. 그 때문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됐다. 그리고 김박사는 필자를 후임 이사장으로 추천을 하고 그후 이사장인 필자를 적극 도와주어 정이 깊어졌다.
그리고 김박사 아드님 김영준 안과원장과도 친분이 두터워져 필자가 연극활동을 할 때도 적극 도와주었고 김영준 안과원장은 연극과 영화 예술분야에도 관심이 많고 지인들이 많아 연극 등 문화예술공연 초대권도 많이 구해주었다. 모두 다 김박사님 덕분이다. 미주 한미장학회를 총괄하며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해온 김박사를 원로들은 잘 알 것이다. 항상 웃음이 넘치고 투박하지만 이해와 배려가 넘쳤던 정의의 사나이 경상도 아저씨인 김박사를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갑자기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셨다. 소리 없이 조용히 후학들을 위해 헌신해온 귀중한 분이 떠나 너무나 슬프고 애통하다.
김박사님은 정과 사랑이 넘치기 때문인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환하게 웃으며 사진도 찍었는데 밤새 잠을 자듯 편히 세상을 떠나 길고 먼 여행을 떠나셨다고 했다. 가족이 준비한 박사님의 과거사를 영상을 통해 바라보면서 귀중한 삶의 흔적과 역사는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것이 과거사요 박식하고 권력과 명예가 차고 넘쳐도 알 길 없는 인생의 미래인 것 같다.
그 때문에 한세상 잘 살고 잘 죽는 것이 최고의 삶과 행복일 것이다. 김박사님은 그렇게 편히 잠자듯 편안히 세상을 떠나셨다. 먼저가신 박사님을 추모하면서 뒤따라갈 그날까지 박사님처럼 열심히 잘 살다가 잘 죽는 꿈을 꾸면서 가족들을 위로하고 박사님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회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