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2.8%나 상승
10월 개인소비 3.7% 증가
미국 경제가 성장과 소비, 고용 등 주요 핵심 부문에서 모두 성장세를 달성하며 당초 우려됐던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정적이다.
지난 3분기 경제는 3%에 육박하는 강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연방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2.8%(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분기(3.0%)보다 성장률이 다소 하락했고, 기대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3분기에도 여전히 3%에 육박하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대 후반의 성장률은 1%대 후반대 언저리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가 점차 위축될 것이란 전문가들 관측과 달리 경제의 주축인 소비의 탄탄함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소비 증가율이 3.7%로 3분기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2.46%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용 여건 악화 여파로 개인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문가 예상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탄탄한 회복력을 갖고 있음을 과시했다.
경제 수요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3.2%로 3%대를 나타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분기 2.5%에서 3분기 1.5%로 하락해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밑돌았다.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경향을 나타내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분기 2.8%에서 3분기 2.2%로 하락, 물가 목표치에 근접했다.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때 준거로 삼는 물가 지표다.
고용시장도 예상 외의 강세를 보여줬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0월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23만3,000명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10월 증가 폭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컸다고 ADP는 설명했다. 전문가 전망치(11만3,000명)도 크게 웃돌았다. 9월 고용 증가 폭도 14만3,000명에서 15만9,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피해 여파로 10월 고용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허리케인 피해를 복구하는 중임에도 10월 들어 고용 증가 폭은 강했다”며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미국의 고용은 견조하고 폭넓게 회복력이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ADP 민간 기업 고용지표는 민간정보업체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한 조사 결과로 연방 정부가 공식 집계한 고용지표와는 차이가 있지만 두 통계가 유사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2.8%로 강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0월 고용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민간업체 지표가 나오면서 탄탄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2022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효과가 나타나고 재정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3분기까지 강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낮추면서 동시에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른바 ‘노랜딩’(무착륙)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