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지수 올해 3% 상승
대출 5,390억달러로 증가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0.5%포인트 금리 ‘빅컷’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돌아서면서, 고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발 수요 급감 등으로 얼어붙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매수·매도자들은 시장이 바닥에 이르고 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2022년 초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지난해 7월 22년 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2년 고점 대비 19%가량 떨어졌고, 많은 대형 상업용 부동산은 고점보다 최고 80%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은 회복세를 그리고 있으며, 이달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연준이 지속적인 금리 인하 기조를 밝힌 만큼 상황은 계속 호전될 것이란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 스트릿의 8월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는 2022년 고점 대비 19%가량 낮지만 올해 들어 3% 상승한 상태다.
정보제공업체 MSCI는 1∼7월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 규모가 2,03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 거래량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기지은행협회(MBA) 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2021년 8,910억달러로 고점을 찍고 지난해 4,290억달러로 반토막 났는데, 올해 5,390억달러에 이어 2026년까지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용 주택저당증권(MBS) 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올해 1∼7월 신규 발행액은 92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한 투자자는 플로리다 소재 창고를 인수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1억2,000만달러 규모 대출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3개월 전만 해도 4∼5곳 정도였던 대출 오퍼가 최근 10여 곳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금융권에도 희소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6년까지 3년간 만기가 도래하는 전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2조달러에 달한다. 이중 올해만 9,290억달러 규모의 대출이 상환되거나 재융자돼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업계는 부동산 가치의 상승과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변동 모기지 하락으로 디폴트 위기에 몰렸던 많은 상업용 부동산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부동산 대출을 해준 은행, 특히 지역 중소은행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원리금을 이자와 함께 갚아 가는 주택 모기지와 달리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이자만 갚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대출 만기 때 차환하거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들은 건물 가치 하락으로 ‘자산가치 대비 융자 금액 비율’ (LTV·담보 대출 비율)이 높아지면 자신의 돈을 토해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해 소유 부동산을 포기하거나 헐값에 매각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었다.
부동산 소유주들은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공실률이 높아지고 렌트 수입이 급감하며 임대료를 올리지도 못하고 변동금리의 부채를 갚는 데 애를 먹고 있었지만 이러한 부담이 앞으로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다만 블룸버그는 바이어와 셀러들이 희망하는 매매가격 격차가 큰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매매 급증이 이뤄지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어들은 너무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셀러들이 난항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