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세계 경제 ‘달러 고갈’… 물물교환 무역도 등장

미국뉴스 | | 2023-11-09 09:05:44

물물교환 무역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긴축·전쟁·강달러 요인, 신흥·빈곤 국가들 타격

 

케냐 나이로비 인근의 한 차(tea) 농장에서 농부들이 차를 재배하고 있다. <연합>
케냐 나이로비 인근의 한 차(tea) 농장에서 농부들이 차를 재배하고 있다. <연합>

미국 달러화가 부족한 신흥국들이 물물 교환 방식으로 해외 무역을 추진하고 나섰다. 두 개의 전쟁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강 달러의 여파로 달러가 고갈돼 가는 신흥국 경제의 단면이다.

 

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홍차 수출국인 케냐의 은주구나 은둔구 재무부 장관은 이날 나이로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집트 대사로부터 달러 대신 이집트산 제품을 지급하고 홍차를 구매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은둔구 장관은 당시 요청과 관련 “(이집트 대사는) 당장 우리는 홍차 대금으로 지급할 달러가 없기 때문에 홍차를 가져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며 “먼저 홍차를 가져갈테니 케냐 측도 어떤 상품을 가져갈지 정해서 오라고 했다”고 당시 제안을 전했다.

 

이집트는 지난 3일 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등급인 B에서 B-로 하향 조정할 정도로 경제난을 겪고 있다. B-에서 한단계 더 하락할 경우 잠재적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있는 등급이 된다. 피치 측은 “이번 등급 강등은 이집트의 대외 자금조달 능력과 거시경제 안정석, 정부 부채 위험의 증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달러 고갈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등 식품 가격이 급등한 이후 본격화했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 중 한 곳으로 기타 여러 식품과 연료 역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동안 국가의 주요 자금원이던 관광 산업 폐쇄로 달러 유입은 줄어든 반면, 물품 수입을 위한 달러 지출은 급등하면서 달러 보유고가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지난해 3월 초 달러당 15이집트 파운드 안팎이던 환율은 현재 30.91파운드로 반토막 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수입 물가가 높아진데 더해 강달러로 인해 환손실까지 발생하면서 달러 고갈은 가속화됐다.

 

이집트로부터 물물 교환 제안을 받은 케냐 역시 사정이 마찬가지다. 케냐산 홍차 최대 수입국인 이집트와 파키스탄이 달러 부족에 시달려 홍차 수입을 줄이면서 케냐도 달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통신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이집트와 파키스탄의 홍차 구매가 각각 23%, 13% 줄었으며 이 여파로 달러 대비 케냐 실링 가치는 올들어 18% 감소했다.

 

이에 케냐 역시 파키스탄을 대상으로 물물교환 협약을 추진하고 나섰다. 통신은 은둔구 재무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파키스탄과 물물교환 계약을 협상하기 위해 농업부 장관을 현지에 파견했다”고 전했다.

 

달러 고갈 문제는 이집트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세계 신흥국가 전반의 문제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신흥국과 개발도상국(EMED) 4곳 중 1곳이 여러 이유로 주된 달러 확보처인 국제 채권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통신은 현재 이집트와 케냐, 파키스탄은 물론 나이지이라와 아르헨티나, 쿠바, 볼리비아, 스리랑카, 레바논 등의 국가가 달러 부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국영 에너지 기업인 YPF가 영국의 에너지 기업 BP나 스위스 석유판매회사 군보르(Gunvor)로 부터 수입한 연료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유조선이 하역을 하지 못하고 바다 위에 떠 있다. 이 여파로 주유소는 문을 닫고 고객들이 주유소 앞에 긴 줄을 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YPF가 지급하지 못하는 대금은 약 1억5,000만달러”라며 “아르헨티나는 현재 국제 자본에 접근하지 못하며, 유일한 자금원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맺는 440억달러 규모의 협정”이라고 말했다.

 

달러 부족이 심해질 수록 세계 무역에서 달러의 지위를 대체하고자 하는 신흥국들의 움직임은 빨라질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와 이집트는 최근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에 신규 가입하기도 했다. 브릭스는 지난해 달러를 대체할 공동무역통화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가… 청소와 살균이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증가… 청소와 살균이 중요하다

극심한 구토와 설사 동반 ‘겨울 구토병’손 소독제는 노로바이러스 없애지 못해‘2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즉시 세탁’ 노로바이러스는 위장관 질환으로, 구토와 설사(종종 동시에 발

충격과 공포… ‘마가(MAGA) 100일’ 수퍼 트럼피즘 몰아친다
충격과 공포… ‘마가(MAGA) 100일’ 수퍼 트럼피즘 몰아친다

■ 트럼프 2.0 시대 출범 D-7취임 100일내 핵심공약 패키지법 강행할 듯밀입국자 즉각 추방‘타이틀 42’규정 등취임 첫날 즉시 100개 행정명령 서명 예고 12일 워싱턴 DC

현대차, 트럼프 취임식 100만달러 기부

트럼프-정의선 회동 추진 현대차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현대차 관계

기업들 41%… ‘AI발 인력 감축’

노동 시장 지각 변동산업·업무 재편 본격AI업무 직원들은 증강 특정 업무에서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 기업의 41%가 2030년까지 고용 인력을 감축해나갈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산불 피해자 위한 기부

3개 사 45만달러 지원리베이트·페이먼트 연기한미‘, 테스크포스’가동 지난 7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LA 지역의 동시다발 산불로 인한 피해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모기지 금리, 6개월 만에 최고 올라

30년 고정금리 6.93%국채금리 고공행진 등 최근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6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

첨단 기술 발전 속도 어지러울 정도… 2025년 트렌드
첨단 기술 발전 속도 어지러울 정도… 2025년 트렌드

틱톡 금지법 시행 여부 관심AI, 일상생활에 더 깊숙이비슷한 성향의 소규모 SNS메타버스 지고 공간 컴퓨팅 인터넷 기술로 가상 현실을 구현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줄고 물리적 공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앞둔 미국 경제… 5대 관전 포인트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앞둔 미국 경제… 5대 관전 포인트

관세 정책, 물가 상승 가능성이민 강화, 고용 시장 불안정감세 정책, 단기 경제 성장주식 시장, 불안정한 고평가   멕시코 국경을 넘은 이민자들이 지난해 2월 23일 가주 자쿰바

[CES 2025] 자동차 앞유리에 날씨·도로 정보… 현대모비스, 혁신기술 첫선
[CES 2025] 자동차 앞유리에 날씨·도로 정보… 현대모비스, 혁신기술 첫선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기술 ‘CES 2025’에서 차량 앞 유리창(윈드쉴드)을 활용한‘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실차에 적용해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현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유죄 확정

대통령 당선 신분 감안 처벌 없이 무조건 석방 법원이 ‘성추문 입막음 돈(허시 머니) 지급’ 사건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1심에서 유죄와 함께 사실상 아무런 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