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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간호사 숨지게 한‘뇌동맥류 파열’… 30~50% 목숨 잃어

미국뉴스 | | 2022-08-12 08:30:32

뇌동맥류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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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결찰술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 146명 불과

서울아산병원 30대 간호사가 지난달 24일 출근 직후 뇌출혈(뇌동맥류 파열)로 쓰러진 후 수술할 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다른 곳도 아닌 국내 최대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발생한 일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진상 조사에 나서고 필수 의료 확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는 뇌혈관이 약해지면서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뇌 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뇌와 척수 사이의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지주막 아래)에 혈액이 스며든다(지주막하(蜘蛛膜下·거미막하) 출혈). 지주막하 출혈이 되면 30~50%가 목숨을 잃는다. 환자의 50%가 40~60대 여성이다. 고혈압ㆍ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정기검진으로 뇌동맥류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많아

뇌동맥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발생 위치가 혈관이 나눠지는 부분이라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혈류 방향이 급격히 바뀌는 과정에서 혈관벽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것으로 추측한다.

또한 여성 발병률이 남성의 3배에 달해 호르몬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가족력ㆍ고혈압 등 기저 질환, 흡연 등이 뇌동맥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 조동연 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따라서 뇌동맥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뇌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쉽게 알아차릴 수 없고, 건강검진으로 확인할 때가 많다. 간혹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도 전조 증상이 생길 경우가 있다.

뒷목이 뻣뻣해지는 경부(頸部) 강직, 의식 저하, 극심한 두통, 오심, 구토, 사시(斜視), 복시(複視ㆍ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안검하수(윗눈꺼풀이 늘어지는 현상) 등이다. 이 같은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을 의심할 수 있어서 최대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동맥류를 정확히 진단하려면 컴퓨터단층촬영 혈관 영상(CTA)이나 자기공명 혈관 영상(MRA)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최종일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MRA 검사로 뇌동맥류를 95%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클립결찰술ㆍ코일색전술 등으로 치료

뇌동맥류 치료는 클립결찰술(개두술)과 코일색전술로 나뉜다. 클립결찰술(수술)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확실히 제거하므로 재발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 코일색전술(시술)은 다리 혈관을 통해 관을 넣어 치료하는 방법으로 일차적으로 고려하지만 동맥류 모양에 따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진 않는다.

클립결찰술은 정상적인 뇌를 직접 파헤치면서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뇌 속에 안전한 공간을 마련해 뇌동맥류에 접근하기에 뇌가 거의 손상되지 않고 수술 후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에는 두피를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수술을 시행하므로 수술 상처도 작고 회복 기간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클립결찰술은 뇌동맥류의 목 부위가 넓거나, 재발ㆍ합병증 위험이 높거나, 환자가 젊거나, 뇌내출혈ㆍ뇌실내출혈ㆍ수두증이 동반되면 뇌 심부보다 표재(表在) 부위에 생겼을 때 주로 시행한다.

코일색전술은 대퇴동맥으로 관을 삽입한 뒤 미세 도관(카테터)을 넣어 뇌혈관까지 도달해 뇌동맥류 안에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특수 코일을 뇌동맥류에 넣어 채우면 피가 유입되지 않아 터지지 않게 된다.

최근에는 그물망(스텐트)이나 풍선을 이용해 코일색전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추세다.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의 목 부위가 좁거나, 머리 뒷부분(후순환계)에 생겼거나,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주로 시행한다.

특히 다발성 동맥류가 있거나, 척추동맥-기저동맥에 동맥류가 발생했거나, 혈관 연축 등으로 동맥류 부근 혈관이 좁아졌을 때 클립결찰술보다 선호한다.

◇대동맥류 수술 전문의 전국적으로 146명 불과

그런데 대동맥류 파열이 발생했을 때 클립결찰술(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146명에 불과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신경외과 의사 3,025명(6월 기준)의 5% 정도다(대한신경외과학회, 전국 89개 수련병원 조사 결과).

클립결찰술(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전문의가 병원 당 1.68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60대 이상이 24명이나 된다. 코일색전술(시술)을 시행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는 130명, 수술과 시술 둘다 가능한 전문의는 120명이다.

대한신경외과학회 김우경 이사장(가천대 길병원 원장)은 “수련병원 89곳에 클립결찰술이 가능한 의사가 없는 곳이 있다”며 “이런 병원 주변 주민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비극적인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클립결찰술(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부족한 이유는 의료 수가가 낮은 데다 밤낮없이 이뤄지는 응급 수술인데다 수술 후 각종 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높아 의대생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5~6시간 걸리는 뇌동맥류 수술의 수가(상급종합병원)는 290만2,920원에 가산료가 붙어 377만 원이다. 쌍꺼풀(재수술)·코·턱 성형 수술이나 지방 흡입술, 초음파 리프팅 시술과 수가가 비슷하다.

신경외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는 적지 않지만 신경외과 내에서는 응급 수술 없는 척추 질환을 선호하고 응급을 많이 다루는 뇌혈관 전문 쪽에는 극소수가 지망하는 게 현실이다.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현장에서 헌신하는 의사를 좀 더 배려해야 젊은 의사들에게 동기 부여가 돼 뇌혈관 수술 분야에도 지망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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