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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귀하신 몸’ 크리스마스 트리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1-12-07 08:21:58

뉴스칼럼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어느 날 집으로 걸어가면서 머릿속으로 설교를 구상하고 있었다. 추운 겨울날 저녁이었다. 숲속을 지나가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짙푸른 상록수들 사이로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루터는 아내에게 그 광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가문비나무 가지들을 잘라 집으로 가져갔다. 나무를 거실에 세워놓고 가지들에 철사를 연결해 작은 초들을 배치하고 불을 켰다.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하늘의 상징”이라고 그는 기뻐했다.

 

오늘날 세계적 전통이 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처음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다른 한편으로 크리스마스 촛불은 이 세상에 빛으로 온 예수의 탄생을 상징한다는 설도 있다.

 

매년 추수감사절 지나고 나면 크리스마스 선물 샤핑과 더불어 트리 샤핑이 시작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들은 온 가족이 나가서 멋진 나무를 고르고, 차 꼭대기에 싣거나 낑낑 매며 트리를 집으로 옮겨다 거실에 세우고, 알록달록 장식을 하는 것이 중요한 연중행사이다. 집안에는 소나무나 가문비나무, 전나무 향이 가득하고, 선물 상자들이 나무 아래 그득해지면 산타클로스에 대한 기대와 함께 유년의 크리스마스 추억은 정점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보통 귀하신 몸이 아니다. 물량도 달리고 가격도 올라서 마음에 드는 나무 구하려면 엄청 발품을 팔아야 한다.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트리 손실과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대란. 홍수 산불 가뭄 폭염 등 극한 기후조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재배농장들에 치명타를 입혔다.

 

미국에서 대표적 크리스마스 트리 생산지는 오리건과 워싱턴 2개 주. 그런데 지난 6월 이들 주에 화씨 100도가 넘는 기록적 고온과 산불이 닥치면서 많은 나무들이 말라 죽거나 불타 없어졌다.

 

거기에 더해 진 것이 트럭기사 부족. 팬데믹 이후 인력 부족에 인건비 상승으로 운송비가 뛰었다. 나무 가격 오르고 운임까지 오르니 트리 가격은 예년에 비해 30% 정도 오른 상황. 그나마 트리가 부족하니 “빨리 사라, 마음에 드는 나무 있으면 바로 사라”는 것이 미국트리협회의 조언이다.

 

그렇다고 인조 트리 구하기가 쉬운가 하면 그도 아니다. 트리 공장들은 대부분 중국에 있는데, 거기서 이곳으로 운송해오는 일이 또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팬데믹으로 롱비치 등 주요 항만의 영업이 마비되고 출항 및 입항 허가가 복잡해지면서 운송이 어렵고, 운임이 껑충 뛰었다. 항구에서 하역하고 나면 그 다음 닥치는 것은 판매 현지로 실어 나를 트럭기사 부족 사태. 이래저래 인조 트리 역시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뛰었다.

 

지금은 트리가 있어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아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오랜 동안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이교도의 풍습으로 배척당했다. 뉴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은 성스러운 성탄절에 세속적 장식은 천박한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매서추세츠는 12월 25일을 예배 외의 다른 식으로 기념하는 것을 형사 범죄로 규정했다. 나무에 장식을 매달면 벌금형에 처해졌다.

 

이런 전통이 허물어진 것은 19세기 독일계 이민이 늘어나면서부터. 1830년대 펜실베니아에 정착한 독일계가 트리 장식을 하면서 미국에 크리스마스 트리 전통이 탄생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보통 6~8년 길게는 10년을 키워야 시장에 나온다. 그러니 트리 품귀현상은 앞으로 수년 지속될 전망이다. 이참에 아쉽지만 생나무 대신 인조 트리를 택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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