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뉴스의 현장] 그 많던 임금 노동자들은 어디에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27 08:29:07

뉴스의현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남상욱 경제부 차장  

 

“일할 사람이 없다.”

 

최근 들어 취재차 인터뷰를 하게 되는 한인 업주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물류난에 각종 자재비가 급증하는 것도 힘든 상황인데 일할 직원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러면서 표현은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빼놓지 않고 업주들이 하는 또 다른 말이 이어진다.

 

“정부가 주는 실업수당 때문에 수입이 늘다 보니 나와서 일하기 보다는 집에서 쉬고 있다.”

 

일종의 인력난에 대한 업주 입장에서 내놓은 원인 분석인 셈이다.

 

과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인력난이 급여나 실업수당과 같은 수입과 관련된 문제일까?

 

실업수당이 노동 의욕을 꺾어 인력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논리는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들의 정치적 논리와 매우 유사하다. 이 논리를 근거로 전국의 26개 주는 지난달 6일 연방정부 추가 실업수당 300달러의 지급을 지난 6월에 전격적으로 종료했다. 그 결과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인력난은 지속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연방노동부의 8일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19만4,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0만개에 크게 미달하는 수치다.

 

오히려 직장을 그만두는 자발적 퇴직자의 수가 급증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8월 퇴직한 노동자의 수는 430만명으로 연방정부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2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퇴직자 수 430만명은 같은 달 일자리 수 1,044만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인 것과는 모순된 수치다. 한 마디로 기업과 업체들은 사람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에 반해 임금 노동자들은 선뜻 고용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지난 14일 ‘사라진 임금 노동자 430만명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기사에서, 뉴욕타임스(NYT)도 19일 ‘경제 회복, 여전히 노동자를 기다린다’라는 기사에서 인력난의 원인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두 신문이 내놓은 인력난 분석은 미국 경제가 겪고 있는 인력난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일어난 현상이라는 데 일치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와 함께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 욕구를 꼽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유연한 근무 시간과 각종 혜택, 그리고 안전한 근무 조건 등이 직장을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급여 보다 더 큰 가치를 갖게 됐다.

 

이 같은 인식을 갖게 한 물적 토대는 코로나19 사태 기간 중에 받은 각종 지원금으로 형성된 재정적인 여유다.

 

자녀 돌봄 문제도 인력난을 지속시키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학교들이 개학을 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온라인 가정 수업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부모들의 일터 복귀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동 돌봄 서비스 시설 종사자들의 대거 퇴직으로 부족한 상황도 겹쳐지면서 부모들의 구직 활동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베이비부모 세대의 임금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활동이 셧다운된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또는 노후 자금 확보를 빌미로 아예 조기 은퇴에 들어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6월 사이에 은퇴자 수가 360만명에 달하는데, 이는 예상 증가 규모인 150만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어쩌면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이 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과 일터 환경에 대한 반성이 시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노동 가치를 단지 더 많은 임금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일터 환경과 복지를 통해 구현되는 데 방점을 두는 인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는 ‘사랑은 변하는 거니’라며 떠나간 사랑에 대해 원망했지만 한 통신사 광고에서 김민희는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답한 것처럼 지금 임금 노동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얼리 디시전’ 합격 후 포기?… 불이익 따를 수도

합격 시 반드시 등록 조건한 곳만 지원·수주 내 등록    대학 입학 전형은 크게 조기 전형과 정시 지원, 그리고 공석 발생 시 선발하는 ‘롤링 어드미션’(Rolling Admis

고등학교 성적 인플레… SAT 점수 중요성 다시 부각
고등학교 성적 인플레… SAT 점수 중요성 다시 부각

점수 요구 상위권 대학 ↑점수 제출 신중히 고려중간 50% 점수 목표로평소 연습·응시 3~4회  대학입학 표준화 시험 점수를 다시 요구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 입시 전문가

‘18억불’ 크리스마스 이브 잭팟 터졌다... 조지아선 5만 달러 당첨자 3명
‘18억불’ 크리스마스 이브 잭팟 터졌다... 조지아선 5만 달러 당첨자 3명

“대학 학자금 상환 안하면 임금 압류한다”
“대학 학자금 상환 안하면 임금 압류한다”

연방 교육부 절차 개시내년 1월부터 통지 예고채무 불이행자들 대상  연방 교육부가 학자금 부채 불이행자들에 대해 임금 압류에 나선다. 한 대학 캠퍼스 모습. [로이터]  연방 교육

“현대판 노예 같았다” J-1 비자 악용 속출
“현대판 노예 같았다” J-1 비자 악용 속출

NYT, 악덕업체들 폭로 “고용주 연결 해주는스폰서들 수수료 장사” 미국에서 일과 언어를 배우는 기회로 활용되는 비이민 교환방문 프로그램인 J-1 비자 제도가 일부 악덕 업자들에

바야흐로 ‘귀금속 시대’… 금·은·구리까지 사상 최고
바야흐로 ‘귀금속 시대’… 금·은·구리까지 사상 최고

플래티넘까지 동반 급등내년 금값 5,000달러 돌파  금과 은, 백금과 구리 등 귀금속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정학적 사태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 글로벌 자금이 이들 안전

내년 보험료 급등 우려 오바마케어 가입 감소
내년 보험료 급등 우려 오바마케어 가입 감소

11월이후 현재 약 1,560만 명부정 가입 근절 조치 원인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가입자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국(CMS)에 따르면 지난 11월 오바마케

농심,‘신라면 분식’매장 글로벌 확장
농심,‘신라면 분식’매장 글로벌 확장

4호점 뉴욕 공항 오픈  미국 내 첫 매장 주목  페루·일본·베트남에도‘K-라면’인지도 상승  농심이 지난 19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오픈한 미국 내 첫 ‘신라면 분식

H-1B ‘10만 달러 수수료’ 연방법원, 이의소송 기각

연방법원이 전문직 비자인 H-1B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인상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반발해 미 재계와 대학협회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릴

‘미 우선주의’트럼프 관세전쟁… 전 세계가 들썩였다
‘미 우선주의’트럼프 관세전쟁… 전 세계가 들썩였다

■ 2025년 경제이슈 결산관세를 경제·외교 지렛대무차별 전방위 압박 속에 글로벌 교역질서는‘흔들’  올해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교역국들에 전방위적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