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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고속도로의 날강도’

미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19 08:37:44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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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칸소, 리틀 락에서는 밤중에 서브웨이 앞을 지나며 자동차 경적을 울려서는 안 된다. 샌드위치나 찬 음료 파는 곳 근처에서 밤 9시 이후 자동차 경적소리를 내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미시건에서는 일요일에 자동차를 사고 팔 수 없다. 1953년에 제정된 관련법에 따르면 일요일에 자동차 매매는 불법이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거나 가족 친지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물건들에 대한 규정은 없다.

 

미국에는 ‘뜬금없다’ 싶은 기이한 법들이 꽤 있다. 오래 전 사회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려운 법들이다. 예를 들어 여행 중 조지아, 게인스빌에 들른다면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포크로 먹었다가는 체포될 수 있다. 1961년 제정된 시조례는 프라이드치킨을 손으로만 먹도록 규정했다. 무슨 이런 법이 있나 싶지만 실제로 지난 2009년 포크와 나이프로 프라이드치킨을 먹던 노인이 체포된 사례가 있다. 신성한 지역특산 음식에 대한 예우라는 것이다.

 

맛없는 치즈를 법으로 금하고(위스콘신), 빙고게임 중 술 마시는 것을 금하며(노스캐롤라이나), 여성이 같은 남성과 세 번 이상 결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켄터키)도 있다. 테네시에서는 2011년 한 집에 살지 않는 한 넷플릭스 패스워드 공유를 불법으로 규정한 법을 통과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움찔’할 법이다.

 

대부분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법들이지만,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법도 있다. 잘못 걸리면 재산을 몽땅 빼앗기는 법이다. ‘민사 자산몰수’라는 법이다.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연루될 것 같다고 경찰이 판단하면 범죄가 입증되지 않아도 현금이나 자동차 등 자산을 압수할 수 있는 법이다.

 

뉴멕시코에 사는 낭 타이라는 베트남 이민 1세는 지난 4월 사업파트너와 함께 오클라호마, 캐나디언 카운티의 40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80년대에 이민 온 타이는 테크 분야 엔지니어로 오래 일한 후 식당사업을 하다가 땅을 사서 새로운 사업을 하려던 참이었다. 며칠 전 땅 주인과 구두로 계약을 한 후 토지대금 10만 달러를 가지고 땅을 매입하러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대금을 현금으로 준비한 것이 사달이 났다.

 

밤이 깊어 근처 모텔을 찾아가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셰리프가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자동차 안에 현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들을 경찰서로 데려가 신문하더니 10여만 달러의 현금이 든 가방을 압수했다. 마리화나에 연루되었거나 앞으로 연루될 돈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아무런 혐의가 없어 과속 티켓 한 장 없이 그대로 풀려났지만 현금을 몽땅 빼앗겼다. 현재 이들은 돈을 되찾기 위해 소송 중이다.

 

민사 몰수법은 1970년대 ‘마약과의 전쟁’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마약관련 자금을 압수해 마약범죄를 막겠다는 좋은 취지였는데, 지금은 논란이 많다. 유죄 입증 없이 의심만으로 자산을 몰수할 수 있으니 억울한 피해자가 너무 양산된다는 지적이다. 몰수한 자산의 일부가 지방 경찰당국에 배분되는 터라 경찰은 ‘압수’에 열을 올린다. ‘고속도로의 날강도’라는 말이 따라붙는 이유이다.

 

특히 아시안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계가 40번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주에서 노스캐롤라이나에 이르는 이 고속도로는 대표적 마약밀매 루트다. 한편 타이의 현금을 압수한 캐나디언 카운티에서 올해 고속도로 운전자들로부터 압수한 현금은 130여만 달러. 관련 31건 중 58%는 소수계 운전자들이었다. 소수계가 타주 번호판 달고 비싼 자동차 타고 한밤중에 40번 고속도로 운전하다가는 셰리프의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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