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파운드당 13달러
대체 육류 제품 수요 증가
소 사육은 수십 년래 최저
연말 장바구니 물가 비상

미국에서 쇠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식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스테이크와 햄버거용 갈은 소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쇠고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선택하거나 달걀 등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는 연말을 앞두고 육류를 비롯한 식료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의 장보기 비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주택비와 자동차 유지비, 보험료 등 각종 생활비가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식탁에 오르는 음식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재정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소 사육 규모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쇠고기 공급이 줄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스테이크 가격은 파운드당 약 13달러에 육박하고, 햄버거 패티나 미트볼 등에 사용하는 갈은 소고기도 파운드당 7달러에 가까워졌다.
스테이크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3.5%, 2년 동안에는 16.6% 상승했다. 가정에서 비교적 저렴한 식사 재료로 활용하던 갈은 갉은 소고기마저 파운드당 7달러에 육박하면서 쇠고기는 더 이상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스테이크는 단순한 육류 요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족 외식이나 바비큐 파티, 각종 기념일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이자 미국의 풍요로운 식생활을 상징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이제는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거나 집에서 가족 모두에게 쇠고기 요리를 해주는 것조차 비용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쇠고기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식료품비 부담이 큰 가정에서는 스테이크 대신 닭고기를 선택하거나, 쇠고기 사용량을 줄이고 채소와 다른 재료를 더 많이 넣는 식으로 식단을 조정하고 있다.
쇠고기의 대안으로 가장 주목받는 식품은 닭고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조리 방법도 다양해 미국 가정에서 활용도가 높다.
올해 미국인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약 108파운드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약 65파운드였던 것과 비교하면 40파운드 이상 증가한 규모다. 닭고기는 이미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닭고기 소비는 쇠고기 60파운드, 돼지고기 49.6파운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인의 육류 소비 구조에서 닭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다.
가격 차이도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다. 통닭은 파운드당 약 2달러, 뼈 없는 닭가슴살은 약 4달러 수준으로 스테이크보다 훨씬 저렴하다.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어 대가족이나 식료품비를 줄이려는 가정에 유리하다.
돼지고기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육류다. 미국인의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지난 40년 동안 연간 약 50파운드 수준을 유지해 왔다. 최근 가격도 파운드당 3.50~3.75달러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산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미국인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60년대 이후 거의 두 배 증가해 2023년 기준 약 20파운드에 달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소비되는 수산물의 약 80%가 수입산이어서 국제 무역 환경과 관세, 운송비 변화에 취약하다. 수산물 가격도 지난 1년 동안 6.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추수감사절 식탁의 대표 음식인 칠면조 역시 가격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미국인의 1인당 칠면조 소비량은 13.2파운드로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냉동 칠면조 도매가격도 1년 사이 29% 상승하면서 연말 명절 식탁을 준비하는 가정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방 농무부는 2026년 전체 식품 가격이 평균 2.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쇠고기와 송아지고기, 수산물, 과일과 채소 등은 20년 평균보다 빠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으로 분류했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