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항공 선택지 감소
항공료 벌써부터 ‘들썩’
저수익 노선 우선 재편
내년 추가 감축 가능성
미국 항공사들이 치솟는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연말부터 운항 노선을 잇따라 축소할 전망이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노선과 비수기 항공편을 중심으로 운항을 줄이면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항공편 선택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16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최근 급등한 연료비 부담을 이유로 올해 4분기와 내년 항공편 공급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이 당장 전체 운항을 대폭 줄이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여행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연료비 상승으로 항공편 한 편을 운항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운 노선부터 축소하는 것이다.
아메리칸항공의 부담이 특히 크다. 로버트 이섬 CEO는 유가가 현재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향후 공급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데번 메이 CFO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올해 4분기 연료비 관련 비용이 당초 지난 7월 전망보다 약 10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높은 연료비의 상당 부분을 항공권 가격 인상과 견조한 여행 수요를 통해 상쇄하고 있지만, 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결국 운항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미 올해 여름부터 연료비 상승을 이유로 여러 노선의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특히 남가주에서는 LA국제공항(LAX)~클리블랜드, 콜럼버스, 피츠버그, 워싱턴 덜레스 노선이 8월부터 10월 초까지 일시 중단 대상에 포함됐다. 또 샬럿 허브에서 온타리오 국제공항(ONT)과 새크라멘토를 연결하는 노선도 같은 기간 운항이 중단됐다.
다만 아메리칸은 이들 노선이 영구 폐지가 아니라 일시적인 일정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연말 운항 축소에 들어간다.
마이클 레스키넨 CFO는 유가 상승으로 일부 한계 노선의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12월에 예정돼 있던 일부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화될 경우 내년 1분기와 2027년에도 추가적인 운항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연료비 상승에 따라 운항 확대 속도를 크게 낮추고 있다.
톰 독시 CFO는 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항공편 공급을 줄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는 이미 2026년 수송능력 증가 계획을 당초 목표의 절반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사우스웨스트는 올해 6월 시카고 오헤어와 워싱턴 덜레스 공항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공항으로 공급을 재배치했다. 회사는 애틀랜타와 포트로더데일,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운항 및 인력을 조정해 네트워크를 재편하고 있다. 또한 세인트루이스에서 디모인, 리틀록, 털사, 위치타, 오클라호마시티와 캘리포니아의 롱비치·샌호제 등을 연결하던 일부 직항 노선도 올해 여름 일정에서 빠졌다.
항공사들의 노선 조정은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지만 소비자에게는 다른 의미가 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항공편 선택권 감소다.
항공사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직항편을 없애면 승객들은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중간 경유편을 선택해야 한다. 경쟁 항공편이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좌석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항공료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해는 연말 여행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까지 줄어드는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로 최근 국내선 평균 항공권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에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여행 수요까지 겹치기 때문에 노선 축소가 항공권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