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파 본색 강해진 연준
연준, 인상하면 기조 이어가는 전례
18명 중 16명이“1~2회 추가 인상”
과도한 부채에 2년 뒤 인하 시사도
유가 상승엔“파급효과 막는게 책무”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올린 표면적인 이유는 1~2회 인상을 통해 단발성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실제 케빈 워시 의장을 제외한 FOMC 위원 18명은 경제전망요약(SEP) 내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서 올해와 내년 금리 중간값을 나란히 4.125%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만 금리를 한 번 더 올린 뒤 내년부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연준은 나아가 2028년 말 금리 수준은 3.875%로 제시해 2년 뒤부터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에 따른 이자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관측으로 풀이된다.
워시 의장은 28분간 간략히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7월 동결에서 입장을 바꾼 이유로 미국 경제가 강해진 반면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지정학적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해 물가 안정에 집중할 여력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으로 기울어 있는 반면 노동시장 위험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 이어 6개월과 12개월 기준으로 가격이 오른 특정 품목이 여전히 많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생산성 증가세는 강하고 자본투자도 견조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준은 이날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6월보다 0.1%포인트 높은 3.7%로 상향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인 국내총생산(GDP) 실질 증가율도 올해 2.3%, 내년 2.4%로 6월보다 0.1%포인트씩 높였다. 실업률은 6월보다 0.2%포인트 낮춘 4.1%로 예상했다.
워시 의장은 “현 금융 여건을 긴축적(restrictive)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번에는 완화의 일부를 제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금리 인상이 본격적인 긴축의 시작이 아니라 지난해 9~12월 침체에 대한 보험 성격으로 단행한 세 차례 금리 인하분(0.75%포인트) 중 일부를 회복시킨 과정이었다는 설명이다. 연준은 금리결정문에서 ‘7월 중동 분쟁’이라는 표현을 ‘지정학 전개’로 완화했고 대신 국내 지출이 견조하다는 평가를 더했다. 외부 충격에도 내수가 버틴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번 결정문에 있던 “에너지 등 일부 부문 공급 충격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문구는 통째로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워시 의장은 ‘금리 인상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책무는 (에너지 가격 상승 억제가 아니라) 가격 변화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돼 2·3차 파급효과를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새 긴축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날 연준 위원 중 워시 의장을 제외한 18명 중 연내 추가 1회와 2회 인상 의견은 각각 12명과 4명에 달한 반면 동결 의견은 2명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점도표를 동시에 상향한 점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로 주목했다.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한두 번만 올리는 일회성 대응을 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도 이번 FOMC 회의 경과가 본격적인 긴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6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한 위원들을 설득해 3개월 만에 반대에 이르게 한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라며 “워시 의장은 폴 볼커 전 의장 이후 가장 매파적인 성향을 지닌 의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오른 이유로도 미국 경제 강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설비투자 자금 확보 경쟁, 전 세계적인 분쟁 등을 꼽으면서 핵심 원인인 국가 부채나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서울경제=윤경환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