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연방관보 고시
시민권·영주권자만 조사 대상 포함
인종 및 민족 관련 질문 금지
한인 등 소수계 커뮤니티
권익·정치적 영향력 약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2030년 인구조사(센서스)부터 연방하원 의석 배분용 인구 집계 대상을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로 제한하고, 인종·민족 관련 질문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연방관보에 고시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개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10년마다 실시되는 센서스에서 인종 및 민족별 정확한 인구 집계가 불가능해져, 한인사회를 비롯한 소수계 커뮤니티의 규모와 비중을 증명하고 권익을 요구할 통계적 근거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방센서스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연방관보에 게재하고 30일간의 여론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센서스국은 다음 달 13일까지 제출된 의견을 검토한 뒤 최종 확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정안의 핵심 중 하나는 연방하원 의석 배분에 반영하는 인구 집계 기준의 변화다. 기존에는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미국 내 거주하는 모든 이민자를 집계 대상에 포함했으나, 개정안은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만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는 물론, 합법적 체류 신분이지만 영주권이 없는 일반 비자 소지자도 집계에서 제외된다. 이는 주별 연방하원 의석수 산정 뿐 아니라 각 주정부에 배정되는 연방자금 규모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욱이 개정안에서 인종, 민족, 성적 지향에 관한 문항을 기본 설문지나 인구 집계용 설문지에서 전면 삭제하도록 명시한 점은 한인 등 소수계 커뮤니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10년마다 센서스 참여 캠페인을 벌이며 한인 인구를 정확히 집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권익과 사회적 지원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개정안이 이대로 확정되면 센서스를 통한 한인 인구의 직접 집계가 불가능해져 정치·사회적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정안에서 불체자 등이 미국에 대한 충분한 유대와 충성 관계가 부족해 진정한 거주민이나 미국에 통상 거주지를 둔 사람에 해당하지 않아 더이상 집계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체자 등이 미국에 대한 충분한 유대와 충성도가 부족하므로 진정한 거주자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아울러 센서스의 주요 목적인 의석 배분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와 함께 행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폐지 기조를 추진 배경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정치권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센서스국 자문을 맡았던 인구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트럼프 행정부는 누가 진정한 미국인인지 자신들만의 정의를 만들려 한다”며 “이는 센서스가 수십년간 집계해 온 대상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상원의원 역시 “이번 개정안은 민주주의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라며 “다양한 공동체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인구총조사를 이민자 커뮤니티 공격 도구로 악용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력 비판했다.
한편 매년 실시되는 표본조사인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에서는 인종·민족 질문이 유지되지만, 전수 조사가 아닌 추산치에 불과해 정책 수립 및 집행 자료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논란이 거세지면서 이번 개정안의 최종 시행 여부는 법정 공방을 통해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검찰총장이 이미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연방법원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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