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삶과 생각] 손녀의 졸업식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28 12:46:15

삶과 생각,이규성,수필가,손녀의 졸업식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손녀의 졸업식에 다녀왔다.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면서도 이렇게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들뜬 기분으로 식장에 들어섰다.

젖먹이 때 할머니 품에 안겨서 잠투정하면 “이 애는 물 흐르는 소리를 들려주어야 잠을 잘 잔다”는 어미의 말에 할머니는 녀석이 낮잠을 잘 시간이 되면 조용한 화장실로 안고 들어가 세면대에서 졸졸 흘러내리는 수돗물 소리를 들려주며 잠을 재우곤 했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엿한 모습으로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이다.

졸업식은 계획된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다. 여러 분야에서 공을 세운 학생들과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에 대한 시상식이 시작되었고, 마이크를 통해 수상자들의 이름이 하나씩 불렸다. 그중 수아의 이름이 호명되었고, 수아는 시상대 앞으로 걸어 나갔고, 참석한 학부모와 내빈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는 당당한 모습은 할아버지인 내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멋진 장면이었다.

시상식에 이어서 졸업장 수여식이 이어졌다. 담임선생님들이 학급별로 한 분씩 자리에서 일어나 그간의 소감을 간단하게 말씀하시고는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덕담을 한 후에 졸업생 한 사람씩 이름을 불러 졸업장을 수여하면서 악수하거나 포옹을 하기도 하고 등을 두드려 주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교장 선생님과 함께 여러 선생님이 졸업장을 받은 졸업생들을 격려해 주기 위해 퇴장하는 길목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을 격려하는 장면은 참교육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손녀의 졸업식장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당시에 경험했던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당시 국민학교 졸업식에서 꼭 부르던 졸업식 노래, 윤석중 작사 정순철 작곡의 노래였다. 그 노래는 우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아름다운 장면들을 만들어주었다.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재학생들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되는 노래를 먼저 부르면, 곧이어 졸업생들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로 시작되는 노래로 후배와 선생님들께 작별을 고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며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는 졸업생들의 모습은 식장을 감동으로 가득 채웠다.

마지막으로 선후배가 함께 “앞에서 밀어주고 뒤에서 밀며…”로 시작되는 노래를 합창할 때, “냇물이 바다에서 다시 만나듯”이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희망과 다짐이 담긴 가사가 교정에 울려 퍼졌다. 그 순간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졸업이라는 큰 변화를 함께 기념했다. 그 노래는 단순히 졸업식의 한 부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과 정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이어질 인연을 다짐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오늘의 졸업식은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손녀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정들었던 선생님과 교실, 그리고 아우들과 헤어져야하는 것처럼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때의 정겨운 노래를 부르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 불렀던 졸업식 노래를 생각하면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추억 속의 모교가 있는 동쪽 하늘을 바라본다. 

<이규성 수필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내 마음의 시] 가을이  오네

이 종 호(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너무 덥다고밀어 보내지 않아도떠날 때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새 떠날걸 알면서도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고 

[애틀랜타 칼럼] 인생의 사계절(사추기)

이용희 목사인생의 사계절 중 중년기 그 중에서도 남성의 중년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중년을 묶고 있는 몇 개의 사슬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체감의 혼란입니다. 중년기는 흔

김효지 대표, '1031 교환' 강연회 개최
김효지 대표, '1031 교환' 강연회 개최

턴키 글로벌 리얼티, 1031 교환 설명세금 혜택을 통한 자산 증대 소개부동산 투자 전문 기업 '턴키 글로벌 리얼티'(Turnkey Global Realty·대표 김효지)가 8일

말뿐이었던 소수인종∙여성 기업 우대
말뿐이었던 소수인종∙여성 기업 우대

ATL시, 지원금액 부풀려 기록할당액 일반기업 지원에 사용 소수인종과 여성 소유 기업들에 대한 애틀랜타시의 실제 재정지원 규모가 서류상에 기재된 금액보다 상당히 적은 것으로 드러나

차에 두 반려견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
차에 두 반려견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

한 마리는 사망···경찰 공개수배동물단체,  5천 달러 현상금까지  반려견 두마리를  차에 묶어 끌고 가다 버린 남성의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동물보호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홍종수 4대 담임목사 위임예배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홍종수 4대 담임목사 위임예배

홍 목사, "십자가의 복음을 들고 나아가자!"김은수 목사 권면, 서삼정 목사 축사 전해   아틀란타 제일장로교회 제4대 담임으로 홍종수 목사를 세우는 위임예배가 PCA 장로교단 소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중요한 사람이 되자"
"예수님께 인도해주는 중요한 사람이 되자"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하게, 청년의 심장처럼 뜨겁게’아틀란타 한인교회 8년만에 임직예배둘루스에 위치한 아틀란타 한인교회(권혁원 목사)는 지난 3일 ‘2024 신령직 임직예배’를 개

드디어 2024 대선 본선∙∙∙승부 ’Nobody Knows’
드디어 2024 대선 본선∙∙∙승부 ’Nobody Knows’

조지아 조기투표율 53%민주- 불안서 안도감으로공화- 우려 분위기 확산 치열했던 선거전을 마치고 마침내 2024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왔다. 하지만 승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1일

〈포토뉴스〉 푸른투어, 1등 담청자 경품 증정
〈포토뉴스〉 푸른투어, 1등 담청자 경품 증정

푸른투어 애틀랜타 지사(지사장 유니스 강)가 지난 31일 경품 추첨을 진행한 가운데, 1등 경품 당첨자에게 1일 상품을 전달했다. 이날 1등 당첨자는 대한 항공 & 델타 항

올해 이민 추방자수 14년래 최대
올해 이민 추방자수 14년래 최대

연방 국토안보부 집계 연방 이민 당국이 국경은 물론 다양한 루트로 미국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적발해 항공편을 포함한 추방조치를 통해 해외로 추방한 이민자의 수가 2024년 회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